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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다독이는 달에 시의적절한 약선 음식은 무엇?

지리산 고은정의 제철음식학교는 공부며 여행이다

지금이 제 때. 햇생강으로 만든 편강과 단감배추김치.


약선음식이란, 약 약(藥)과 음식 선(膳)을 합친 말로 “약이 되는 음식이란 뜻”이다.

음식으로 다스리지 못할 병은 없다고 했다. 내과  질환에 반드시 식이요법이 병행되는 것은 바로 이런 점에서 기인한다.


음식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 기능과 함께 식재료 별로 고유의 맛을 가지고 있다. 약선음식은 바로 이 점은 극대화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계절과 개인의 몸에 맞는 음식을 먹고 건강을 지키고, 회복하도록 돕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약선음식에선 음양오행을 기본으로 식재료를 분류하고 이 식재료가 조화를 이루도록 조리하여 궁극적으로 몸에 좋은 음식이 되도록 한다. 약선음식과 제철 식재료에 관심을 갖다 보면 자연스럽게 계절의 흐름에 따라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음식을 섭취하게 되는 신묘한 일이 생긴다.


고은정 선생님의 시의적절약선학교, 가을 3회 차 수업도 즐겁게 진행되었다.

다독이는 달, 11월의 첫번 째 수업


1강에는 이 계절에 가장 맛있는 꽃게를 이용한 음식 꽃게새우칼국수, 생대구전, 단감김치, 생강귤차를 배웠다.

꽃게새우칼국수는 샤부샤부를 먹듯 해산물을 먼저 건져먹고 해산물에서 나온 국물에 국수나 밥을 넣어 죽으로 먹으면 좋다. 단감김치는 절인 배추에 기본 김치 양념으로 가볍게 샐러드를 무치는 김치로 감의 단맛이 배추김치와 환상적으로 어울려 자꾸 집어 먹게 한다. 생대구는 대구의 포에 전 옷을 입혀 구우며 그 옆에서 뜨거울 때 호호 불며 먹어야 제 맛이다. 이 모든 음식을 먹고 부른 배는 귤(껍질채)과 생강을 넣어 끓인 귤생강차로 마무리한다.


11월의 두번 째 수업

2강에는 현미황정밥, 들깨버섯탕, 우엉김치, 연근전, 편강을 배웠다.

현미황정밥에 들어가는 황정은 말린 둥굴레 뿌리를 말하며 이것을 끓여 물을 내어 밥물을 잡아 색도 맛도 좋은 현미황정밥을 한다. 톡톡 터지는 현미밥을 씹을 때 기분이 좋다. 들깨버섯탕은 육수에 곱게 간 들깨가루와 다양한 버섯을 넣어 끓인다. 여기에 떡국용 떡을 넣으면 한끼 식사로도 손색없다. 채친 우엉에 미나리와 쪽파를 넣고 김치 양념으로 버무리면 우엉 향이 은은하고 식감이 좋은 우엉김치가 된다. 뿌리채소 연근은 쪄서 부치면 살캉살캉하며 감자 맛도 나는 게 간식은 물론 술안주로도 그만일 듯하다. 감기 예방에 좋은 편강은 이 계절 햇생강이 나올 때 해두면 두고두고 요긴하다.


오가는 길이 고돼도 지리산 고은정 선생님의 제철음식학교에서의 수업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공부하러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근처 실상사를 산책하며 계절의 변화를 깊이 느낄 수 있으니 공부이며 그대로 여행이다.


가을학기는 11월로 마쳤다. 12월부터 2월까진 겨울학기가 진행된다. 한국 음식의 가나다인 밥과 장과 김치를 중심으로 배우는 <제철음식학교>는 매달 세 번째 주말 1박 2일 간, 이보다 조금 고급 단계인 <시의적절약선학교>는 첫 번째 주말 1박 2일 간 진행된다.


나는 제철음식학교를 졸업하고 현재는 시의적절약선학교를 다니고 있다.

실상사의 새벽. 이번엔 특별히 실상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해보았다. 사찰의 방문을 여니 고즈넉한 경내 전경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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