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행성 쌔비Savvy Nov 08. 2019

나흘째, 남편이 없어 좋은 점을 찾아 보았다

11/8 입동, 뚝 떨어진 기온

혼자 있으면 밤에 참 잠들기 싫다. 졸려도 억지로 눈을 부릅뜨고 안 잔다. 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결혼 전에도 그랬다. 11시 정도에 자야 적절한데 어제도 버티다 1시가 지나 억지로 눈을 감았다. 알람을 맞추지 않았더니 요즘 8시가 되어서야 눈이 떠진다. 그렇다고 잠을 이 시간까지 깊게 자는 것은 아니다.

남편은 왜 늦게까지 안자는 내게 왜 안 자냐 가끔 묻는다. 그럼 난 자는 게 아깝다고 답한다. 아까운 것은 아니고 그냥 딴짓이 하고 싶은 것이다. 사흘 째 밤에도 잠들기 싫었고 보지 않는 텔레비전 채널을 돌렸다. 물론 집중해선 본 프로그램은 없다.


그리고 나흘 째 아침 이 일기를 쓰고 있는데 남편에게 전화가 걸려와 서로 무슨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실업상태인 남편은 지난밤 12시에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 20분 만에 신청을 완료했다고 자랑했다. 낮에 시뮬레이션까지 했으면서 말이다  


오늘은 남편이 없어서  편리한 점을 굳이 찾아보았다.

욕실에 립밤까지 두고 화장을 모두 마치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최고다.

나는 화장대가 없다, 필요도 없고 갖고 싶지도 않다. 집 안 이곳저곳에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 싫어 욕실에서 모든 단장을 마치는 편이다. 이 전에 살던 집엔 욕실이 두 개여서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이 곳으로 이사 오며 욕실이 한 개로 줄었고 그러다 보니 샤워 후 단장을 마치기 전에 남편에 의해 불려 나오는 경우가 잦다. 그런데 남편이 없으니 중간에 불려 나오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ㅎㅎ

작가의 이전글 사흘째, 남편 자리에 순자가 누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