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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잠하는 겨울_시금치, 홍합, 굴과 봄을 기다린다

고은정의 시의적절약선학교 겨울을 다스리는 음식

매달 첫 번째 주말엔 동서울터미널에서 지리산 백무동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토요일 아침 8시 20분에 서울을 출발하면 낮 12시 30분 즈음 목적지인 실상사 인근의 <맛있는부엌>에 도착한다. 지난가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맞이하는 공부 겸 여행의 시간이다.

고은정 선생님께서 지도하시는 <시의적절약선학교>에서 건강에 이롭고 자연에 순응하는 우리 음식을 배우고 있다.

지난가을부터 다니기 시작하여 어느새 겨울 2회 차를 맞이했다. 이 수업은 한 달에 한번, 주말 1박 2일 동안 2강의 수업이 진행되며 계절 단위로 등록한다.

겨울학기는 12월에 시작되었고 이번은 두 번째 수업이다. 1월은 겨울 중에서도 한겨울, 우리 몸은 음으로 음으로 침잠한다. 이럴 때는 추위를 피해 따듯하게 지내고 땀으로 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근기를 키울  있는 음식을 먹는  좋다  


이런 계절의 특성을 알며  시간엔 바다에서 나는 따듯한 기운이 나는 홍합과 성질이 시원한 시금치로 밥을 지었다. 특히 겨울 몸속의 냉기를 제거하고 뱃속에 뭉친 것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는 홍합으로는 고추장탕을 끓였다. 또한 단백질 공급원으로도 좋고 해독에도 좋은 황태를   튀겨 달콤한 양념을 묻혀 황태강정을 만들고 물미역과 초고추장으로 서둘러 봄의 맛을 더했다. 마무리는 호두를 품은 대추 일명 ‘호품조(고은정 선생님이 직접 지은 이름이다)’ 고소하고 단맛을 즐기며 겨울을 보낸다.


 번째 날에는 약성이 강한 일명 쥐눈이콩이라 알려진 서목태로 밥을 지었다. 서목태는 쌀에 부족한 양양을 취할  있을  아니라 신장의 작용을 강화하고 독소 배출에도 좋다 하니 자주 밥에 넣어 먹어야겠다. 고소하고 깊은 맛의 뽀얀 소꼬리 곰탕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나는 음식이다. 소고기는 비위의 기능을 좋게 하고 관절을 튼튼하게 한다니 기운이 없을  먹으면 좋다. 곰탕이 해라면 굴은 달이다, 소고기와 굴은 그만큼 궁합이 좋은 음식이다. 소꼬리 곰탕에 굴전은 서로 효과를 배가 시키는 음식 구성이다. 구기자를 더한 수정과는 겨울 음료로 그만이다. 계피와 생강은 몸을 덥히고 설탕과 대추는 긴장을 녹여 몸의 한기를 막는다.

이처럼 몸에 약이 되는 제철의 음식을 배우는 것이  수업의 으뜸 이유라면 선생님들께서 차려주신 밥을 먹은 일은  다른 즐거움이다. 수업이 1 2일로 진행되다 보니 선생님들은 피곤을 무릅쓰고  정성스럽게 아침을 준비해 주신다.  수업이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은 수업 이외에 선생님께서 차려주신 밥상이다.


수업 막간엔 실상사 주변을 산책하며 지리산의 계절 변화를 온몸으로 느낀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 배운 음식  어떤 음식을 해먹을지 고민하며 설렌다. 일단 아름답고 맛이 좋은 시금치 홍합밥을 하고 생애 처음 소꼬리 곰탕에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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