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예산은 예산일 뿐, 돈쓰기의 우선 순위를 정해라

5일차, 예상치 않은 보수 부분 발견, 적은 예산에 한숨만 나와

2020.03.14. 공사 5일째


대수선이나 인테리어를 새로 하게될 땐 예산을 잡기 마련이다. 가진 예산의 범위 내에 공사 범위를 정할 수도 있고, 공사 범위와 규모에 예산을 맞추기도 한다. 이번 집은 공사에 예산을 맞춰 자금을 확보해야 했다.


예산은 예산에 불과하다. 공사를 마친 후 계산서는 반드시 예산을 초과해 발행된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15프로 초과된 계산서를 받았다. 이번 집은 그 정도까지 초과되어선 안된다.


공사 5일째, 벌써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전 거주자가 쓸 데 없이 덧댄 공간을 철거하고나니 서까래가 못쓰게 된 부분이 나온 것이다. 그것도 대문쪽에서.


아침에 현장에 가니 임목수님께서 나를 조용히 불렀다. 그리고 문제의 지점을 설명해 주셨다. 당연히 목수님의 판단이 옳았고 집의 기초에 해당되는 부분이라 수용하기로 했고 대신 나는 전문가의 조경을 포기하기로 했다.


한정된 예산으로 공사를 진행할 땐 돈쓰는 데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한다. 내 경우는 안전과 단열이 첫째 순위다. 이 부분에서 애초 생각과 다르게 문제가 생기면 다른 부분을 조정하기로  했다. 이번 문제는 대문의 서까래와 조경을 바꿔 해결하기로 했다.  대신 정원의 기본 작업을 목수님께서 해주시기로 했고 나무나 화초는 내가 직접 심기로 했다.


오늘은 침실의 창과 출입문 위치를 수정했고, 물받이는 이쁘고 튼튼한 동으로 하기로 결정했으며 마루와 작업실 주방 바닥 마감재에 대해 의견을 조율했다.


사실 예산이 넉넉하면 타일과 조명 그리고 수전이나 도기도 폼나게 수입산을 쓰고 싶지만 이런 것은 포기하기로 했다. 한옥 대수선에는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오늘도 현장엔 먼지가 날렸고, 그 먼지에 대한 컴플레인으로 벽면 한 쪽엔 비닐이 쳐져 있었으며 소리를 지르는 노인의 행동은 루틴이 되고 있다. 목수님 셋, 철거전문가 두 분이 일하고 계셨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래된 한옥, 치장이 걷히니 더 아름답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