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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쓸모를 생각하다

文과 食, 일상과 일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꿈꾸다

토요일엔 현장에 갔는데 목수님 한 분이 ‘건축주님’이라며 나를 불렀다. 내가 ‘아니 뭐 그렇게 부르세요’라고 쑥스러워 대꾸했더니 건축주니 건축주라 부른 거란다. 맞는 말인데 좀 면구스러웠다.


그래서 다시 생각했다. 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집을 고치는 건축주인가?


집 계약을 하고 매우 습관적으로 나는 집의 쓸모를 기획했다. 그리고 그 기획에 따라 공간을 구성하고 나눴다. 나는 기획자이니까  


성북동소행성 한옥 버전은 크진 않지만 살림과 일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취향 공동체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문(文)과 식(食)의 공간

living, working and community의 쓰임이 이 공간에서 조화를 이룬다는 게 우리 집의 기획 방향이다.


그래서 한옥의 중심인 마루를 중심으로 한 쪽은 남편의 작업실 겸한 文의 공간으로 다른 한쪽은 community와 우리 가족의 음식을 만드는 食의 공간이 된다.


부부의 침실과 부부의 욕실의 최대한 우리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도록 했고 마루와 주방은 방문객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손님을 위한 게스트룸도 꾸몄다.


기존 집에서 방 개수를 줄이고 주방을 넓혔으며 부부를 위한 화장실 겸 욕실을 추가했고 마당에 있던 창고를 없애 마당을 넓혔다.


집을 고치기 전에 이 내용을 임정희 목수님께 충분히 설명했고 내가 손으로 얼기설기 그린 도면을 성북동 파란대문의 공간주이며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이정옥 씨가 작업용 도면을 완성시켜주었다.


하지만 이 집은 계속 진화할 것이다.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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