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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한옥, 치장이 걷히니 더 아름답다

4일차, 바닥 철거와 물받이 측정과 도시가스 배선 마감

2020. 03.13 공사 4일째


공사 초반은 주변 이웃의 각종 컴플레인을 해결하는 데 목수님도 우리도 진이 빠진다 .


공사를 하다보면 잠깐 잠깐 차가 드나들어야 하는 일은 불가피하다. 주차를 확보할 수 있으면 문제가 안되는데 골목집은 그게 쉽지 않다. 그래서 공사 전에, 최근 신축해서 임대를 마치지 않아 주차장이 늘 비어있는 건물주에게 비용을 내고 주차장을 사용하면 어떻겠냐 하니 안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오늘 문제를 제기한 이는 골목 초입의 빌라 주인이었다. 자기집 땅을 사용하면서 왜 인사를 오지 않느냐며 공사를 하시는 분들을 겁박한 모양이다. 의외의 공격였다. 그래도 인사를 가려하니 도대체 그 분이 어디 사는지 알 수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골목 초입은 빌라 주인의 것이 아니었고, 집의 경계가 도로와 물리듯 골목이 조금 자신의 땅과 물려있었는데 그가 주차장처럼 골목을 점유해 사용해 온 것이었다. 문제는 이 분이 외모도 말투도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분이어서 다른 분들이 당한 꼴이었다.


공사 초반은 언제나 힘들다는 것이 목수님이 내린 결론이다  


공사 4일째 오늘도 철거다.

문간방에서는 얼마동안 불에 그을렸는지 알 수 없는 구둘장이 나왔고 시멘트가 벗겨진 댓돌에선 이 집의 기둥을 떠받치는 주춧돌이 늠름하게 위용을 드러냈다.

집의 높이를 맞추기위한 바닥 까내기가 지속되었고, 물받이 공사를 위해서 한옥 물받이 전문가가 오셔서 측정을 하셨다.


각종 치장을 벗은 집은 더 아름다웠다.


목수님은 인부들과 같이 공사 기간동안 식사할 집에 목돈을 결제했다 하셨고 나는 오늘도 일하시는 분들의 간식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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