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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님은 다 계획이 있었다

한옥대수선 14일 차_작업실에 창문이 생기고 주방 레이아웃 변경 필요

2020.03.26 공사 14일 차


오전에 현장에 갔다. 남편이 주로 사용할 작업실에 창문이 생겼다. 보는 순간 내가 예상한 크기보다 창이 좀 작았다. 인사를 하고 창이 좀 작네요라고 하니 목수님이 답이 없으셨다. 작업실 안으로 들어가 밖을 봐도 좀 작고 높았다.


내 행동을 한참 지켜보던 목수님이 가장 아름다운 비율을 찾기 위해 어제 이 창의 위치를 세 번이나 수정했다고 하셨다. 바닥에 보일러를 깔고 미장을 하면 10센티 정도 높아질 거라 책상에 앉으면 맞춤한 높이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셨다.


역시 전문가는 완성된 후의 모습을 예상하며 작업을 하고 나 같은 사람은 현재 눈에 보이는 대로 평가한다. 순간 목수님께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상한 서까래도 교체 중이었다. 기존 서까래와 지름이 비슷한 서까래를 구해 김치열 목수님이 심혈을 기울이며 흙비를 맞으며 교체하고 계셨다. 임 목수님은 솜씨 없는 목수는 지붕을 다 뜯고 교체할 텐데 목수학교에서 천재 목수로 통했던 김 목수님은 마술처럼 교체하신다고 했다.


다음 주부터는 미장 작업이 진행된다. 한옥 미장 전문가 김필식 미장공께서 진행하신다. 오늘은 현장 상황을 보기 위해 방문하셨다. 4년 전 소행성을 작업하실 때보다 더 건강해 보이셨다. 임 목수님이 작업하실 곳을 설명하셨고 김 미장공께선 휘익 둘러보시며 최근 작업을 마친 곳 이야기를 해주셨다.


게스트룸 외벽 쪽 1차 단열도 진행되었다. 폼과 유리섬유라 불리는 인슐레이션으로 단열을 한다고 하셨다. 또한 콘센트는 좀 비싸고 전기설비 사장님은 작업이 복잡해서 싫다고 하시는 독일산 융 제품을 사용하실 거라며 디테일도 신경 쓰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는 뜻을 담은 말로 날 안심시켰다.


목수님께 가구를 그리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노트를 보여드리니 주방 쪽 인덕션과 싱크 위치를 바꿔야 한다고 하셨다. 인덕션의 환풍구 설치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하셨다. 난 주방의 레이아웃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


수양매화 농장 사장님과도 통화를 했다. 근간 집에 와서 보시고 추천을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나만 잘하면 되는데 컨디션이 썩 좋질 않다. 오늘 밤엔 비가 내릴 예보가 있다. 미장 전 지붕의 상태를 보기에 맞춤한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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