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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가 끝나가는 한옥의 툇마루는 평화롭다

헌옥대수선 50일 차_칠 보완, 각종 서비스 이전 설치를 하다

2020.05.07(목) 공사 50일 차


지난밤에 화단에 물을 주지 못해 조금 일찍 현장에 갔다. 골목을 들어서며 소나무가 먼저 보여 기분이 좋았다. 어제 심은 나무들은 물을 잘 올리고 있는 듯했다.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였지만 이미 목수님과 도색 사장님은 업무를 시작하셨다. 목수님께서 우리 욕실에 맞게 제작해 온 거울이 이쁘게 걸려있었다. 각각 월넛과 오크 프레임으로 짠 거울였다.


대문과 게스트용 화장실 바닥은 회색칠을 하고 에폭시로 마감했다. 신발에 의한 오염이 덜해 이게 낫다는 조언에 따른 것이다. 주방과 마루, 남편의 작업실도 에폭시로 마감했다. 시멘트 미장의 에폭시는 한옥과도 잘 어울리고 모던해 마음에 들었다.


목수님은 아침에 일찍 우리 집 일을 처리하고 망원동 미팅을 향해 가셨다.

점심 즈음 다시 현장에 갔을 땐 아무도 없었다. 오전 사이 도색 사장님은 빠진 칠을 하고 바닥이 마르는 동안 외출을 하신 모양이다.


남편이 은행과 구청 업무를 보는 동안 나는 인터넷, 가전, 렌털 제품 등의 설치 이전 신청을 마무리했다.


일을 보고 돌아온 남편을 만나 다시 현장에 가서 잠시 앉아 있으려니 목수님이 오셨다. 공사가 마무리되는 현장 툇마루에 앉은 목수님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였다.


나는 목수님께 고양이 순자 스크레쳐 제작을 부탁하고 청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목수님은 “둘 다 백수인데 슬슬 둘이 하라”은 하나마나한 조언을 해주셨다.


내일 창호에 유리를 넣으면 이제 모레 이사다. 나는 새집 냄새 빼는 데 효과가 있다는 편백나무 액을 주문했고 목수님은 살면 냄새가 빨리 빠진다며 걱정하지 말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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