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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성북동 小幸星>의 시대를 준비하다

한옥대수선 +1일 차, 청소 마무리 후 세 명의 손님께 들은 조언

2020.05.09


이사를 하기로 한 날이다 . 그러나 비 예보로 일정을 하루 뒤로 미뤘다. 우리가 살던 집으로 이사오실 분이 엄마 집에서 나오는 거니 비 그치면 이사를 하라며 하루 미뤄주었고 이삿짐 센터 사장님도 걱정이 많았는데 잘 되었다며 연기에 동의했다.

우리는 공사를 늦게 마쳐 청소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빗소리를 들으며 차분히 청소할 시간을 벌었다.

새벽에 일어나 조금 이른 아침을 지어먹고 한숨 자다 한옥으로 내려왔다. 조금 움직이니 시장기가 돌아 어제 사둔 빵과 편의점 커피를 마셨다. 세븐일레븐 편의점 커피는 1,200원인데 어지간한 커피숍보다 맛이 좋아 요즘 자주 마신다.


걸레질을 꼼꼼히 해도 먼지는 계속 나왔다. 한가할 것이 예상되어 오고 싶은 분은 오셔도 좋다는 메시지를 소심하게 페이스북에 남겼다  


첫 번째 손님은 류왕보 대표였다. 체격이 좋으신 류 대표님께서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 오셨고 오셔선 마루는 스페인 느낌도 난다며 칭찬하셨다. 특히 게스트룸에 대한 몇 가지 아이디어도 주셨다.


점심엔 강순희 선생님께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사주시겠다며 오셔서 빨래비누와 최근 구입한 청송백자 잔에 딱 어울리는 코스터를 선물해 주셨다.

남편의 동창이 보낸 귀여운 술잔도 택배로 도착해 있었다  


저녁 나절엔 전) 옆집 총각 동현이 도와줄게 없냐 물어 밥이나 같이 먹자했다. 건축을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매장 기획과 디자인을 총괄했던 동현은 완성된 집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과 수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조언을 섬세하게 해줬다. 동현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우린 ‘좋은 디자인은 미적이며 기능이 좋아야하고 무엇보다 사용자 편의를 고려해야 한다’는 단순한 사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성북동 小幸星>은  새로운 한옥의 이름으로 계속 사용할 것이고 이 곳에선 위에서 보다 다양한 모임이 진행될 거 같다. 코로나 이후 새로운 삶의 방향을 우린 이렇게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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