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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문패 ‘성북동小幸星’, 문패 달다

막연하게 ‘우리 집’하기보다 가족의 철학 담은 이름을 갖자

<성북동 小幸星>은 우리 집의 이름이기도 하고 내 작은 사업체인 출판사 이름이기도 하다.

처음 우리 부부가 우리의 집을 가진 것은 2016년 8월 5일였다. 이 날은 결혼한 지 3년 만에 있는 돈, 없는 돈, 온갖 빚을 끌어모아 성북동 산꼭대기에 있는 그야말로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은 집을 사서 두 달간 공사를 하고 이사를 한 날이기도 하다.


이사를 하고 카피라이터 남편에게 집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했고 남편은 ‘작지만 행복한 집’이란 의미로 소행성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그 소행성, 태양 주위를 떠도는 별 소행성(小行星)과는 가운데 한자가 다르다.


이번에 한옥으로 이사하며 ‘소행성’이란 이름을 두고 와야 하나 고민을 하다 이 이름을 가져오고 대신 우리가 살던 집에 사시게 될 분에겐 그분에게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드렸다.


그리고 어제, 남편이 직접 쓴 글씨를 나무에 양각으로 새긴 문패가 도착했다. 향나무에 새겨서 문패에선 은은한 향이 났다.


문패를 선물해 주신 분이 우리에게 문패를 건네자마자 남편은 직접 문패를 달았다. 부부의 이름 대신 우리 부부의 철학을 담은 문패, 내 평생 처음 가져보는 문패다.


문패를 달고 문패를 선물해 주신 분, 문패를 어떤 분께 의뢰해야할 지 고민할 때 맞춤한 분을 소개해 주신 분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소박하지만 따듯하고 소중하며 행복한 시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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