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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최적의 주거 공간은 한옥

놀고 먹고 일하고, 한옥의 마당은 가장 창의적인 공간


우리 나라 국민 68프로는  공동주택 즉, 아파트, 연립, 빌라 등에 산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린 나머지 32프로 중 한 집이다. 게다가 한옥이다.  한옥의 매력은 조금 작아도 자연과 만나는 공간, 마당이 있다는 것이다. 한옥이 아니라도 마당이 있다면 일단 숨통이 트인다.

포스트 코로나, 우리의 집과 건축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유현준 교수의 이야기를 유튜브를 통해 들었다. 그가 말하길, 집은 일도 하고 휴식도 할 수 있도록 기능이 다변화 되고 이에 따라 개인의 공간은 조금 더 넓어질 것이며 기존에는 베란다 등 실외 공간을 실내로 들였으나 앞으론 공동주택에서도 테라스에 대한 고려를 하며 실외 공간이 조금씩 더 생길 것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작아도 공간을 오밀조밀하게 분리하고 마당이 있는 한옥이야말로 포스트 코로나 이후 주거 환경에 가장 잘 맞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매력적인 공간임에도 우리는 집  평수를 잴 때 마당을 뺀다. 우리 집은 대지 32평에 건평 20평 정도 되는 한옥이다. 그리고 나머진 12평 정도에는 마당, 옆 집과의 경계로 생기는 공간들이 있다. 네모 반듯한 마당은 5-6평 쯤 될 것이다  

이 전 집에도 마당은 있었다. 그러나 그 때는 담장을 없애서 마당이 열려 있었다. 따라서 자연친화적이었지만 아늑하진 않았다.  


지금 사는 한옥은 1930년대 집 장사들에 의해 지어진 전형적인 'ㄷ'자 형 도시형 한옥이다. 네모난 땅에 한쪽 벽을 제외한 세 면에는 건물이 들어서 있다. 한 면의 담장과 세 면의 건물 가운데에는 마당이 있다.

처음엔 마당에 창고가 있었다. 우린 그 창고를 없애고 그 자리에 작은 화단을 두었다. 그렇게 하니 마당이 시원해졌다.


며칠 전 친하게 지내는 동생 가족이 캠핑 장비를 들고 집에 왔다. 우리는 마당에 불판을 펴고 고기를 구웠다. 아늑하고 편리한 게 왠만한 캠핑장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은 마당에 빨래를 널고, 마늘을 말리고, 툇마루에 앉아 마당을 바라보는 일이 고작이다.

그런데 이 작은 마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자연을 느낄 수 있다. 대문을 닫고 앉아 있으면 여행이라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마당 놀이가 끝나고 물청소를 하는 것도 마당이 주는 매력이다.

한옥의 마당, 그 무용한 공간은 사실 한옥의 심장이다.

오늘은 그 마당에서 김치를 담글 것이다. 지금도 마당에선 빨래와 마늘이 마르고 장이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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