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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와 삼계밥으로 더위와 습기를 이기자

고은정의 시의적절약선학교, 비위와 폐를 살피는 여름 약선음식

덥다. 더위와 장마로 몸은 물먹은 솜이 된다. 더우니 찬 음식을 찾는다. 찬 것과 날 음식을 계속 먹으면 위장은 탈이 나고 비위와 폐 기능은 떨어진다.


옛 어른들은 말한다, 이열치열이라고. 이는 더위는 뜨거움으로 다스리라는 뜻이다. 즉, 더운 여름 차가운 것을 섭취해 몸을 차게하는 것도 좋지만 냉해진 속을 따뜻하게 하고 땀을  통해 진액과 기운을 북돋아 기운을 기르라는 뜻이다. 이를 위해선 기운이 나눈 음식을 먹어야 한다.


여름 대표적인 보양식으로는 민어와 닭을 꼽을 수 있다  


<여름 2회 차 1강>

민어를 먹지 않고 여름을 나면 양반이 아니지’라며, 민어는 일품, 도미탕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라 했다.


민어를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민어회, 민어 곰국, 민어 매운탕, 민어전 등이 대표적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으며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최근에는 반건조 민어도 나오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민어를 먹을 수 있다.

이번 수업엔 식사대용으로 민어 매운탕 수제비를 했다. 나는 난생처음으로 길이 60-70센티에 달하는 3킬로가 넘는 민어를 직접 손질해봤다. 싱싱한 민어는 부레는 물론 내장까지 먹을 수 있다. 민어의 살을 발라 일부는 전으로 일부는 탕으로 음식을 했고 뼈와 머리는 고와 국물을 냈다  

부드러운 민어 살을 한입 베니 이 곳이 천국인가 싶었다.

민어와의 환상궁합은 다름 아닌 고수였다. 고수와 부추를 가볍게 무친다. 고수는 향이 좋고 따뜻한 성질을 가져 소화를 돕고 기운을 내리는 효능이 있다.

빨간빛이 고운 자소엽 주스는 자소엽의 잎을 우려낸 물에 꿀과 레몬을 더헌 여름 음료다. 속을 편하게 하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여름 한 날 민어 한 마리 잡아 땀을 뻘뻘 흘리며 뜨거운 한 끼를 보내야 한다.


<여름 2회 차, 2강>

여름에는 역시 닭 음식이다. 특히 삼계탕은 완벽한 여름 보양식이다. 삼계밥은 국물이 없는 삼계탕이다. 삼계탕의 재료 그대로 밥을 짓는 것이다.

닭은 모든 동물 중 양의 기운이 가장 세다. 허해진 여름 닭고기로 속을 따뜻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지친 몸은 기운을 얻는다.


성질이 차갑고 맛이 짠 전복장아찌를 삼계밥과 같이 먹으면 보양의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효능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전복은 맛이 좋으니까.


고추소박이는 담가서 바로 먹기에 그만이다. 아삭한 식감이 그만인 오이 고추에 삼과 부추로 속을 채운 김치는 먹으며 기운이 솟는다.

여름 음료로 생맥산 수박화채도 추천한다. 이는 맥문동과 오미자 그리고 인삼을 우려낸 여름 건강차에 수박을 더한 음료다. 물론 이 차를 처음 마셨다. 너무 달지 않고 시원해 마시기에 좋았다.


닭 한 마리와 전복 몇 알 사서 한 끼를 준비해 여름을 이겨보는 것도 좋겠다. 여름 손님 상에 삼계 밥과 전복장아찌를 올리면 어지간한 진수성찬은 명함도 못 내밀 것이다.


이번 수업 전애는 지리산 둘레길 3코스의 인기 음식점 등구재 황토방 민박 음식점에서 먹었다. 다양한 종류의 나물이 한상 가득 채워진다. 맛도 좋아 젓가락이 고르게 가는 이 산채정식 한상이 고작 7천 원이다. 고마운 일이다.

수업이 안겨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지리산 맛집 탐방이 될 것 같다.

아침은 같이 공부하는 이은주 선생님께서 가져오신 우럭이 올라왔다. 우럭을 잘 익은 고구마순 김치와 지졌는데 그 맛이 환상적였다. 선생님들께서 일일이 손질했을 다슬기로 끓인 아욱 된장국은 지난밤 술을 마시지 않은 나를 반성하게 했다.


수업에서 배운 음식은 다음 수업 전까지 한 번은 복습을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7월엔 꼭 복습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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