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 마음 아픈 일, 포장마차에서 털어놓으세요

심야식당 같은 포장마차, 연극 <역전의 용기>

by 소행성 쌔비Savvy

소극장 연극이 참 좋다. 특히 공들여 쓴 희곡에 배우들이 진심을 다해 연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면 가슴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올라와 작은 감동에도 눈물이 난다.


연극 <역전의 용기>는 도시 변두리의 한 포장마차를 무대로 현재를 살아가는 소시민의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부대에 복귀해야 하는데 열차를 놓친 군인, 공장에서 일하는 생산직 노동자,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 서류를 잃어버린 사업자, 졸업을 앞둔 대학생, 투쟁하는 대학생, 이를 막는 전경 등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가 배우들의 열연으로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포장마차라는 제한된 공간은 이야기의 집중도를 높이기에 좋고 이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로 묶은 구성은 이후 이야기 확장성을 가지기에 적절해 보인다.


다만 멀티맨이 등장해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의 긴장을 풀고 웃음도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좀 남았다.

묵직한 한승현 배우의 연기도 좋았고 다양한 연기를 좋은 딕션으로 소화한 강지현 배우의 연기도 돋보였다. 포장마차에서 줄곧 틀어놓은 라디오 방송 역할도 참 인상적였는데 라디오 DJ로 목소리 특별 출연은 양희경 배우께서 하셨다. 알고 보면 이 연극의 한원균 연출과 포장마차 주인 역의 한승현 배우는 양희경 배우의 아드님들이다.


<지하철 1호선>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붙이고 빼면서 롱런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연극이다.


끝에 배우들이 같이 먹는 국수 맛이 무척 궁금했고 나도 갑자기 포장마차의 국수가 먹고 싶었다.


3월 28일까지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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