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형 신작 연극 코스모스:여명의 하코다테

인간이 가장 자유로운 순간은 언제일까?

by 소행성 쌔비Savvy

믿고보는 박근형 선생이 쓰고 연출한 극단 골목길의 연극 <코스모스:여명의 하코다테>. 하는 줄도 모르고 있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예매를 하려할 땐 이미 매진. 그런데 공연이 인기를 끌자 두 번의 공연이 더 편성되어 가까스로, 그것도 승연이가 예매를 해줘 볼 수 있었다.


이 연극은 초연이다. 박근형 작가는 더더더 인간 그 자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을 둘러싼 전쟁도 정치도 국적도 인간 자체를 들여다 보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극은 1945년 7월 일본의 탄광에서 시작해 아오모리로 이어진다. 탄광에는 일본인 범죄자 조선인들이 고된 노동을 한다. 이 와중에 미국은 매일 일본을 폭격한다. 삶과 죽음의 순간엔 살기 위한 몸부림만 있을 뿐이다. 인간은 그저 나약한 존재일 뿐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없다.


박근형 작가는 끊임없이 근대사를 다룬다. 이번엔 역사보다 그 안에 내동댕이 쳐진 인간 본연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야기는 더 쉬워졌고 극은 가벼워졌지만 울림은 묵직하다. 특히 극의 첫 장면, 배우들의 등장은 섬찟하고 충격적이다. 배우들의 합은 좋다. 극단 골목길의 상징같은 강지은 배우의 문어체적인 대사도 좋고 이봉련 배우의 나른한 연기도 보는 재미가 있다. 우리 동네 산다는 이호열 배우의 연기도 자세히 보았다.


연극을 보고 돌아오는 길엔 비가 내렸고 나는 적어도 연극 배우들이 연습을 할 때만이라도 그들의 임금을 정부에서 책임져 주면 좋겠다는 말을 남편에게 했다. 그래야 좋은 배우들이 연극에 열정을 갖고 끊임없이 일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린 더 좋은 연극을 계속 볼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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