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순하고 착하지만 할 말도 그 표현도 정확한 노래들
최근에서야 요조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김제동의 톡투유에 나올 땐 그냥 건성건성으로 봤고 10여 년 전 내 휴대폰의 벨소리가 <허니허니 베이비>였는데 그 노래가 요조의 것이란 것을 최근에 알았다.
내게 요조가 들어온 것은 음악가가 아닌 작가로서다.
아무튼 시리즈를 몇 권 읽었는데 별 재미가 없어 더 이상 안 읽어야지 하던 때 김혼비의 <아무튼 술>과 요조의 <아무튼 떡볶이>를 읽었다. 그런데 이 두 권이 무척 재미있었다. 잘난 척하지 않고 부르짖지 않으며 할 말을 정확히 하는 책이었는데 심지어 따듯했다(아무튼 술은 따듯하진 않고 심드렁하다). 어, 뭐지? 뭐 이렇게 글을 잘 쓰지? 하며 남편에게도 <아무튼 떡볶이>를 추천했다.
그러던 차에 메디치미디어에서 주최한 <힘의 역전-환경> 포럼에서 요조 씨의 환경 강연을 들었다. 개인의 작은 노력이 환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강연 내용이 참 좋았다. 먼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강연 후 괜히 가서 인사를 했다. 코로나 19로 강연장에 사람이 적어서 가능한 일였다.
이후로 요조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마침 요조의 에세이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이 나왔고 급히 사서 꼼꼼히 읽었다.
아... 이 분 대단하다. 글자 한 자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다소 느린 말 속도는 아마도 매우 조심하려는 태도에서 오는 것 같다. 속과 겉이 같은 사람이다.
그래서 책을 읽듯 그의 음악을 들었다. 그는 싱어송라이터다. 모든 노래의 가사를 직접 쓰고 곡을 붙여 직접 부른다. 그 사람이 노래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가사가 정말 좋다. 딱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노래한다. 사랑꾼이며 매우 깊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한없이 착하고 순한 노랫말과 멜로디에 참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담았다. 요즘 나의 최애 플레이리스트는 애플 뮤직 요조 대표곡이다. 책 읽을 때도 듣고 밥할 때도, 먹을 때도 듣는다. 남편이 음악을 틀려다 내 기분을 모르겠으면 요조의 노래를 플레이시킨다. 따라서 흥얼거리는 노래도 제법 생겼다 그런데 음정도 박자도 어려워서 엉터리로 따라 부른다.
아직 요조 씨의 음악을 안 들어 봤다면 지금부터 들어보시길 추천한다. 링크에 건 노래는 최근 노래 <모과나무>다. 노래를 듣다 보면 모과향이 코 끝을 스치는 것 같다.
그의 팬이 되었다. 그의 공연도 보고 싶다.
모과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