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일본 음식을 만난 지리산에서의 1박 2일

제철음식학교에서 진행된 권민정 요리사의 폼나는 특강

by 소행성 쌔비Savvy

지리산 실상사 앞에 자리한 고은정 선생님의 제철음식학교는 우리 집 밥상의 고향이다. 고은정 선생님의 제철음식학교와 시의적절약선학교 각 1년 과정을 모두 마쳤지만 여전히 선생님의 가르침은 소중하고 그립다. 수업 내용도 그립지만 선생님의 음식연구소 <맛있는부엌>이 있는 지리산과 실상사를 에워싼 풍경이 보고파서 핑계만 생기면 훌쩍 내려가고 싶다. 그러던 차에 핑계가 생겼다. 내가 좋아하는 권민정 선생님의 특강이 진행된다는 소식였다.


권민정 선생님은 나카무라요리학교 출신이며 다양한 세계 요리와 와인을 섭렵한 분으로 창의적이며 동시에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며 음식을 하는 멋진 요리사이다. 후토마키와 타마고산도, 후르츠산도를 카페 메뉴로 선보이며 정착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바로 이 권민정 요리사께서 제철음식학교에서 프랑스 음식 미니 코스 요리와 후토마키 등을 가르쳐 주신다니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몹시 설렜다. 나는 권민정 요리사와 제철음식학교, 시의적절약선학교에서 동문수학했다.


제철음식학교 고은정(사진 왼쪽) 선생님과 권민정 요리사


<1일 차, 와인과 잘 어울리는 프랑스 미니 코스 요리>

5월 말 토요일 오후의 지리산의 청명하고 뜨거워 시원한 와인이 절로 생각나게 했다. 이런 날씨에 와인과 잘 어울리는 프랑스 요리라니 얼마나 멋진가!


코스는 당근 라페로 시작했다. 요즘 다이어트 음식으로 가벼운 술안주로 그리고 샌드위치용 음식으로 인기를 모으는, 우리식으로 굳이 말하면 당근 초절임이라 할 수 있는 당근 라페를 잼까지 추가해 제대로 배웠다. 잘 구운 바게트에 크림치즈를 바르고 당근 라페를 얹어 먹어보시길 꼭 권한다.


이어진 음식은 화이트 버터 소스를 얹은 아스파라거스 구이였다. 올리브 오일에 재웠다가 잘 구운 아스파라거스에 버터에 딜과 바질을 넣은 소스와 파르미지아노 치즈를 구워 칩으로 만들어 얹고 수란까지 올리니 이 것만으로도 완벽했다.


이 코스의 메인은 흰살생선 구이와 토마토소스라 할 수 있다. 손질하여 소금과 허브에 절인 흰 살 생선을 버터와 올리브 오일에 섬세하게 굽고 구운 토마토로 만든 소스와 같이 먹는다. 가나쉬로는 신맛이 나는 소렐과 함께 취향에 맞는 채소를 얹는다. 코스의 산뜻한 마무리는 신맛과 단맛이 어울린 레몬크림였다


이 멋진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양껏 마신 멋진 밤였다


<2일 차, 입과 눈으로 먹는 후토마키와 타마고 & 후르츠 산도>

권민정 요리사를 대표하는 메뉴로는 눈과 입이 동시에 호강하는 후토마키와 타마고 산도, 후르츠 산도가 있다.


타마고 산도는 계란말이 샌드위치, 후르츠 산도는 과일 샌드위치라 표현하면 조금 쉽게 이해된다. 두 음식 모두 일본의 대표적인 카페 음식이다.


후토마키는 두껍게 만다는 뜻으로 우리 식으로 굳이 표현하자면 매우 굵은 김밥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권민정 요리사는 카페를 운영하며 후토마키를 식사는 물론 디저트용 음식으로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디저트용으로 내놓기 위해 계란말이의 모양을 동그랗게 자신의 스타일로 창조했다.


내로라하는 일식집이 아니면 후토마키를 구경하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후토마키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을 이번 수업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되었다.


사진 왼쪽은 흰살생선에서 수분을 제거하고 분홍색을 입힌 오도로이고 오른쪽은 잘 말아져 자르기를 대기 중인 후토마키

특히 이제 국내에선 잘 만들어 팔지도 않는 후토마키에 분홍 벚꽃 색을 표현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오도로를 만드는 과정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


보기에 이쁜 음식은 멘붕이라는 표현이 생각날 만큼 감각을 총동원해 만들어야 맛도 좋다는 것을 이번 수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엔 그에 맞는 적절한 간이 있다는 것도 다시 깨달았다.


1박 2일,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 후유증으로 비몽사몽하며 프랑스와 일본을 오간 멋진 시간였다.

솜씨 좋은 권민정 요리사가 작은 와인집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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