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2_안동 풍산 <물돌이 손칼국수>, 기본에 충실하고 단정
요즘의 여행은 먹는 것에서 시작해 먹는 것으로 끝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낯선 곳에 와서 즐기고 본 후 남기는 기록도 무엇을 어디서 먹었는지이다.
오래전에 계획은 했지만 별 계획은 없었던 안동 여행. 이번엔 체화정이 있는 풍산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냈다. 늦게 일어나 체화정을 누리고, 뽐을 내며 손을 댄 한옥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풍산읍의 거리를 걸었다.
지도 서비스에 나오는 맛집 검색을 통해 국수와 쌈밥을 동시에 파는 <물돌이 손칼국수>를 찾아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탄수화물을 절제하는 중인 박재희 선생님과 탄수화물 그중에서도 밥과 국수를 좋아하는 날 위한 선택였다. 이 동네 사시는 이헌준 선생님께서도 자주 가시는 음식점이라고 하셨다.
점심시간에 가니 순서를 좀 기다려야 해서 메뉴를 예약하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음식이 다 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다시 가니 점심 손님이 모두 떠나고 우리 상이 차려져 있었다.
손칼국수, 들깨칼국수, 쌈밥을 시켰다. 정갈하고 제대로 담근 김치와 몇 가지 반찬과 함께 음식 나왔다.
먼저 쌈밥, 쌈채소와 시래기 된장국, 쌈장 그리고 잘 지은 밥과 제육볶음으로 한 끼 든든히 먹기 좋았다. 동치미국수도 맛있다고 하여 식사가 마무리될 무렵 한 그릇을 주문해 같이 나눠 먹었다. 해장에 딱 좋은 맛이었다.
이 집의 매력은 손칼국수였다. 멸치, 밴댕이 등을 비롯해 25가지 재료로 끓인 육수에선 바다 생물의 향과 맛보다는 채소의 단정하고 맑은 맛이 돋보였다.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고 여기에 쑥을 가미한 면을 얇게 민 면은 부드럽고 특유의 쑥향이 입맛을 돋웠다.
골프 강사를 하시다 아들이 다쳐서 늘 집을 비우는 골프 강사 대신 음식점을 시작하신 게 7년 전이란다. 음식 간 맞추기를 좋아하고 예쁘게 차리기를 좋아하신다는 사장님은 단정하고 경쾌한 차림이었고 활기찬 분이었다. 음식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과 자부심이 있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혼자 음식을 만드셔서(초기엔 사람을 썼지만 마음대로 할 수도 없고 마음에도 들지 않았으며 인건비를 제하면 남는 게 너무 적어) 붐비는 시간엔 다소 오래 기다려야 한다. 그러니 여행 중이라면 붐비는 시간을 살짝 비켜가는 것이 좋고 예약을 하고 가면 더 좋겠다.
이번 안동 풍산 여행에서 <물돌이 손칼국수>를 만난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안동이 참 좋다. 풍산에 집이라도 알아볼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