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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면 한다, 내 식으로 만든 명란 파스타

2021.12.20_활용도 높은 로사 선생님의 이탈리안 파스타 수업

한 달에 한 번 듣는 요리 수업을 가며 코로나19로 인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했다. 보통 8-10명이 오는 수업인데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인함인지 4 자리만 세팅되었다. 수업 중 먹는 시간이 있고 당연히 마스크를 벗어야 하니 그런 모양이다. 사람은 공포에 빠르게 반응한다. 그래서 빠른 행동 변화를 원할 땐 공포를 확산시키는 모양이다.


로사 선생님의 채소 요리에 이어 파스타 수업을 4개월째 듣는다. 파스타 요리 1-2가지에 이탈리안 가정식 요리를 더해 4-5가지 요리가 진행되며 선생님은 시연하고 수강생은 시식한다. 이 음식들은 대체로 집에서 쉽게 해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레시피가 간결하다. 선생님은 여행 중에 그 지역의 손맛을 자랑하는 분을 만나면 눌러앉아 그 지역의 음식을 배웠다고 한다. 요리연구가의 정량과 요리사의 꾸밈보다 그 지역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생활에 정착된 음식이다. 선생님은 그렇게 배운 음식에 우리 환경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식재료로 실험하고 레시피를 확립한다. 당연히 따라 하기 쉽고 맛있다.


배우고 나서며 당장 해 먹을 수 있는 이런 요리 수업이 좋다. 오늘 배운 음식 중에서는 쑥갓을 넣은 명란 파스타와 이탈리안 식의 호박전이라 할 수 있는 프리타타 디 주키니(Frittata di zucchine)다. 명란과 쑥갓의 조화는 아주 좋았다. 선생님은 파스타를 빼고 쑥갓을 볶고 여기에 명란을 섞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반찬이 된다고 했다. 호박에 계란을 넉넉히 섞어 두툼하게 부친 프리타타 디 주키니도 채소를 다른 것으로 바꿔 안주로 반찬으로 쉽게 활용할만하다.


수업이 끝나면 난 늘 연희동 사러가 마켓에 간다. 여기서 필요한 식재료를 몇 개 사서 집에 와 당장 배운 것 중 가장 만만한 것을 해본다. 오늘도 파스타와 리조토에 필요한 식재료를 몇 가지 사 왔다. 사러가 마켓에 각종 허브와 향신료가 많아서다.


오늘 저녁에 해 본 음식은 명란 파스타다. 쑥갓 대신 달래를 넣었다. 달래의 뿌리 부분을 올리브 오일에 중약불로 뭉근하게 오래 볶음 다음 삶은 파스타 면을 넣어 센 불에 볶고 파스타와 달래 그리고 오일이 잘 섞인 후 불을 끄고 껍질을 벗겨 손질해 준 명란을 버무렸다. 분명히 식사를 준비했는데 안주 느낌이 풍성했다. 마시다 반쯤 남긴 소주를 꺼내 남편과 한 잔씩 마셨다. 이탈리안 음식에 소주라니… 나쁘지 않았다. 개성 없는 술 소주가 이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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