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여행에서 음식의 무게를 조금 덜어 보려 했다

2022.04.01_적당히 끌리는대로

아주 짧고 갑작스러운 여행이었다. 통영은 조금 오랜만에 왔다. 2016~2017년으로 이어지던 연말연시를 통영에서 보냈던 것 같다. 그때 통영에 대해 가졌던 기억은 대체로 좋았다. 숙소와 그 숙소를 운영하던 부부를 빼면. 그 뒤로도 잠깐 어딘가로 이동하기 위해 통영을 거치기도 했다. 아무튼 그래서 통영은 이제 조금 덜 낯설다.


통영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시락국, 늦은 밤 해산물 안주의 퍼레이드 다찌, 맛있고 신선한 바다에서 나는 반찬들, 충무김밥, 꿀빵 등이다. 특히 봄엔 반드시 도다리쑥국을 리스트에 올려야 한다. 당연히 여행에서 이 음식들은 때로는 여행의 목적보다 중요하다. 여행 일정이 결정되면 맛집 리스트를 정리하고 맛집 코스에 맞춰 여행 코스를 짜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엔 그러지 않아보려 했다. 때 맞춰 식사를 챙겼지만 ‘반드시 이 음식, 이 음식점’에서 자유로우려 했다. 이 경우 나만 자유로우면 된다. 남편은 대체로 내 의견에 따르기 때문이다.


아침 해장국을 찾으러 다니는 대신 호텔 뷔페형 조식을 느긋하고 느리게 즐기고 점심 식당을 예약하는 대신 느긋하게 움직이며 발이 닿은 곳 적당한 곳에서 먹기로 마음먹으니 세상 여유로운 여행이 되었다. 여행지에서 반드시 가고 보아야 할 곳이 없어도 되는 것처럼 음식도 마찬가지다. 남들 모두 간다고 나도 꼭 가야 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이렇게 마음먹고 여행을 하니 새로운 음식점을 만나기도 한다. 이번 통영여행에서 서호시장의 수정식당을 만났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금 특별한 날에 좋아하는 음식점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