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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특별한 날에 좋아하는 음식점에서

2022.03.30_여전히 그대로 좋은 서교동 <로칸다 몽로>에서 축하주

두 개의 일을 처리했다. 크기가 큰 자궁근종의 상태를 조금 더 확인하기 위해 CT촬영을 했다. 병원에 6시간 이상 금식한 후 병원에 도착해 접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복도에 앉아 순서를 기다렸다. 아픈 사람이 참 많다. 조영제를 주사하기 위해 팔뚝에 주사 바늘을 꽂았다. 아팠다. 바늘이 굵어 아플 것이란 간호사의 설명을 들었음에도 아팠다. 촬영용 침대에 누워 조영제가 주사되고 촬영 카메라 안으로 들어가니 온몸에 열감이 생겼다. 흡사 옷울 압은 채로 소변을 본 것처럼 갑자기 뜨거워졌다. 약간 두려움이 생겼으나 채 5분도 안되어 모든 일은 끝났다.


약간 어지럽고 온몸에 기운이 없었으나 배고픔도 느껴지지 않아 얼른 집으로 돌아왔다. 마침 남편은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 중이었다. 나는 조금 남은 밥을 미역국에 넣고 끓여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그대로 자리에 누웠다. 오후 약속이 있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을 서 같았다. 한 시간쯤 누웠다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약속 장소에 갔다.


약속은 남편의 세 번째 책 계약이었다. 이번엔 글쓰기 책이다. 원고의 90프로는 완성했고 오늘 편집자와 인사를 나눴다. 계약 기념으로 서교동 <몽로>에 갔다. 문현숙 지배인께서 환대해 주셔서 둘이 가볍게 와인을 각 1병씩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크게 특별한 날은 아니지만 회사 그만두고 매년 책을 내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읽고 쓰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남편에게 축하주가 필요한 날였다. 몽로의 시그니쳐라면 가라아게와 곱창 스튜다. 하지만 내가 먹지 않는 음식이라 해물 스튜와 바칼라 그리고 가지 라쟈냐를 먹었다. 모든 음식은 고르게 맛있고 그래서 술도 술술 들어가는 마법의 공간이다.


또 한 날을 살기 위해 때론 약간의 사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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