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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가 사람을 잡는구나

2022.05. 02

아무 생각 없이 옻순 나물을 먹은 게 지난 토요일 저녁였다. 옻에 관한 알레르기가 없어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난생처음 옻순 알레르기가 내게 왔다. 여행지에선 늘 어떤 형태로든 알레르기가 있어 약을 가지고 가서 토요일 밤은 그럭저럭 넘겼는데 약이 떨어진 어젯밤엔 정말 한숨도 자지 못했다. 병원 문을 열자마자 진료를 받고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았다. 약을 먹기 위해 하루 세 끼를 착실히 챙겼다.

언제 어떤 경로로 내게 알레르기가 오는지 확실하지 않다. 지난해 5월 28일 백신 1차 접종 직후 지리산에 가서 요리 수업에 참석하고 약간의 햇볕에 노출되며 얼굴이 붓기 시작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얼굴이 괴물처럼 부어 병원에 다니기 시작했고 3개월간 병원에 다녔지만 의사가 내게 내린 처방은 비타민 D를 먹고 양산을 들고 다니며 햇빛을 피하라는 것이었다. 알레르기는 결국 면역에 관한 문제라면서. 이때부터 정말 알레르기와의 전쟁였다.


여행을 가면 백발백중 얼굴이 부었다. 화장품 탓인 줄 알았지만 접촉성으로 내게 영향을 주는 것은 수은 성분 정도였다. 수은은 국내 화장품에선 사용되지 않으니 접촉성은 아닌 것이다. 알레르기가 시작되는 부분은 눈 주위, 모자나 마스크로 가려지지 않는 부분였고 해가 화창한 날 반응했다.


원인이 확실하지 않아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가을 비타민D를 시작으로 겨울엔 여기에 오메가 3, 올봄엔 야채 분말인 캐비쵸크와 콜라겐을 먹고 있다. 이 덕분인지 이번 지리산 일정에선 햇빛 알레르기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신 없는 줄 알았던 옻 알레르기가 생겼다. 토요일 저녁 옻순을 먹었고 그날 밤부터 가렵고 열이 나 가져간 약을 먹었으나 잘 듣질 않아 밤새 잠을 설치고 서울에 올라왔다. 약이 떨어져 일요일 낮부턴 그냥 생으로 고생했고 결국 일요일 밤부턴 단 한숨도 못 자고 병원 문을 여는 월요일을 기다렸다.


옻순 알레르기라고 확신하는 것은 얼굴보다 팔과 몸통에 가려움이 집중되고 항문과 회음부도 가려웠기 때문이다. 주사를 맞고 처방받은 약을 먹고 좀 나았져지만 여전히 가렵다.


알레르기는 면역력이 좋지 않을 때 주로 발현한다고 한다. 내 경우도 여행지에선 놀다 보면 몸이 피곤한데도 술도 많이 마시며 혹시 시킨다. 당연히 보통 때보다 체력이 떨어지니 이때다 하고 나타나는 것이다. 결국 평소에 관리를 해야 한다. 잘 먹고 잘 쉬고 운동밖에 답이 없다. 매식을 줄이고 건강하게 먹어야겠다. 술도 좀 줄이고 체력을 짱짱하게 만들어야겠다. 그런 의미로 일단 5월 한 달은 주중 금주다. 캐비쵸크 디톡스도 좀 하고 실외 마스크 착용이 끝났으니 자외선 차단에 더 신경 써야겠다.  


<참고, 옻의 우루시올 성분이 알레르기 유발 인자, 만약  알레르기가 있다면 망고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씨와 껍질 주변은 먹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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