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겨울에 꽃을 피우지 않는다. 그건 꽃을 피울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나무는 일부러 겨울에 꽃을 피우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추운 겨울을 버텨내기 위한 힘을 끌어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힘을 끌어모으지 않고, 겨울을 다른 계절처럼 꽃을 피우거나, 새싹을 터트리면 그 나무는 죽는다. 나무는 살기 위해서 지금 모든 에너지를 생존에 걸고 있다. 그 화려하게 보이는 모든 치장을 뒤로 하고,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있는채로 그렇게 계속 서있는 것이다. 그 겨울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면서.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힘든 순간이 있다. 무엇을 해도 안 되는 것 같고, 시도하는 모든 것들이 내 의도와는 반대로 흘러가버리는 것 같은 그런 순간이 있다. 그런 순간에는 평소와 같이 행동해서는 안 된다. 그 시간이 왔을 때 평소와 같이 행동하면서 왜 나는 안 되는 것이냐고 절망해서도 안 된다. 그 시간은 겨울이기 때문이다. 평소처럼 꽃을 피우고, 새싹을 터트리고 싶은데 왜 잘 되지 않느냐고 하면 안 된다. 겨울에 우리가 해야하는 한 가지는 오직 버티는 것 뿐이다. 그래서 나무는 벌거벗은채로 살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집중한다.
우리가 지금 그러한 겨울의 순간에 있다면, 우리는 평소처럼 행동하면서 왜 내 인생은 이렇냐고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살기위해서 필요한 노력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 거기에 불필요하게 꽃으로 화려하게 치장하는 행동은 뒤로 미뤄둬야 한다. 겨울이 지나면 또 다시 봄은 올 꺼고, 나무는 그 때야 비로소 꽃을 피우면서 치장을 하기 시작한다. 겨울은 버티는 시간이다. 계절이 변하듯 상황도 반드시 변한다. 버티는 것에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면 이미 우리는 잘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시 봄의 시간이 왔을 때, 그 때가 원하는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나무는 겨울을 버텨내기 위해서 자신을 치장하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우리도 스스로 겨울의 시간이라 생각이 된다면, 그 시간을 버티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