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 성장은 알림이 없다
사람을 살리는 거짓말은 진실보다 더 진짜인 사랑일 때가 있다.
“괜찮아질 거야.”
“할 수 있어.”
이 말이 100% 확신에 기반한 게 아니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 말이 없으면 우리는 이미 그 자리에서
수십번 무너졌을 것이다.
그 이후로도 나는 품목을 바꿔가며 SNS 온라인 판매를 이어갔다.
아동복에서 여성의류와 잡화, 그리고 수입 빈티지 아동복까지 장사라는게 한번 시작을 했다고 ‘이번엔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아집이 생겼던 것 같다.
매장을 낼 여력은 없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움직이는 게 최선이었다.
그래도 긍정적인 면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하나가 잘 풀리지 않으면 ‘그럼 이번엔 이건 어때?’ 하며 방향을 바꿔봤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취향이나 유행의 흐름을 조금은 읽을 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미숙했다. 들인 노력에 비해 결과가 미비하면 그걸 인정하지 못했다.
조급함도 그대로였고, 무엇 하나 오래 붙잡지 못한 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길 반복했다.
도매 카페에서 반응이 좋았던 상품을 올리면 바로 주문이 들어올 거라 믿었고, 조용해지면 금세 포기했다.
사람들이 직접 보고 사는 구조가 아닌데도 나는 온라인에서 신뢰가 쌓이는 시간을 너무 쉽게 간과했다.
이건 결국 기본을 배우지 않은 내가 문제였다.
적어도 온라인 판매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하물며 책 한 권쯤은 읽고, 온라인 판매 기본 마인드부터 익혔어야 했다. 처음 체인 사업에서 손해를 보고도 달라진 게 없다면 나는 더이상 그 일을 더는 하면 안 됐었다.
후회는 늘 그렇듯 뒤늦게 밀려온다. 그러는 동안 얼렁뚱땅 흘려보낸 돈도 만만치 않았다.
사업이란 답시고 계획 없이 바꿨던 선택들만큼 지출도 제멋대로였고 그렇게 사라진 비용은 생각보다 컸다.
내 손에 남은 건 이제 쓸 일도 없는 의류 포장재, 상호가 바뀔 때마다 새로 만들었던 명함과 스티커, 사은품으로 대량 발주해 뒀던 손거울과 머리끈 그리고 팔리지 않은 재고들이었다. 돈도 잃었고, 시간도 잃었는데 그게 다 경험이라는 말로 위로하기엔 내 통장과 멘탈은 바닥이었다.
이게 내가 마주해야 할 현실이라는 사실이 너무 싫었다. 더욱이 이런 모습을 엄마와 남편에게 보일 수 없었기에 나랑은 안맞는것 같다며 다시 취직 자리를 찾겠다고 에둘러 말했다. 그 모든 감정을 내 안에 꾹꾹 눌러 담아 숨긴채 말이다. 나의 바닥을 보이는 순간 앞으로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도, 변화도, 시도조차도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이 컸던 것 같다. 지금은 미래의 나를 지키는 방법은 이것 뿐이라고 생각했고 나는 견내 낼 수 있으니애써 괜찮다고 여겼다.
헌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때의 경험이 시간이 흘러 남편이 큰 실패를 겪었을 때 그의 마음을 누구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나중에 남편이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 진짜 힘들었는데.. ○고 싶었는데 각시가 있어서 버틸 수 있었어.
계속 나한테 힘내라고 어깨 펴라고 다그쳤잖아. 어떻게 될까봐 일부러 그랬던 거 알아.
나 때문에 각시도 힘들었지?.. 나 혼자였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거야.."
그 말을 듣는데, 버텨줘서 고맙다는 마음보다 사실 미안함이 더 컸다.
남편보다 내가 먼저 그 힘듦을 지나왔던 건 맞지만,
‘내가 그때 남편을 부축이지 않았다면, 남편은 애초에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만약이라는 생각이 조용한 죄책감처럼 내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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