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에 대한 단상 [낱말의 표정]
오랜만에 놀이터에서 놀고 온 둘째.
물론 마스크와 함께였지만 그래도 정말 신이 났던지
오랜만에 일찍 잠이 들었다.
이제 만 3일째 된 일기 쓰기.
그 일기 내용은 놀이터에서 놀았던 바로 그 내용이었다.
세 문장의 일기에
“실컷 놀았다”라는 말이 눈에 띄었다.
실컷.
한참 그 단어를 들여다보다가
내가 실컷이란 말을 최근에 써본 게 언제였나...
기억을 더듬었다.
얼른 기억나지 않았다.
그리고는 낮게 발음해봤다.
실컷.
이는 보통 만족스러운 어떤 것 앞에 쓰인다.
최근 내가 만족스러울 일이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없었던 모양이다.
하기는. 시국도 시국이지만.
아무리 재밌는 일에 참여하고,
아무리 즐거운 일을 도모해도,
이상하게 밀려오는 허무가
그들을 이겨냈던 요즘이다.
실컷.이라는 단어를 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있어야겠다.
그래서 어떤 일이 만족스러울 때,
이때닷! 하면서 사용해봐야지.
그러면 그 기분에 허무.가 눈치를 좀 보진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