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월나무 May 16. 2023

흔들리는 나무의 손길

동굴 속에 있을 때, 나약함과 무력감을 느낄 때,

두려워하며 고통스러워할 때

다양한 방법으로 손 내밀어준 많은 사람들.


"나는 바쁘지 않으니 언제든지 연락해."

(내가 아는 제일 바쁜 사람)


"우리 네일아트하러 함께 가요."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와준 센스와 시간 선물에 감동)


"가족여행 가려고 한 곳이 있는데, 일정 바꿀 수 있으면 같이 갈래요?"

(남편분의 독박육아까지 몇 사람이 헌신하는 건지.)


"어디 가서 맘 편히 지내다 와요. 집 생각은 말고요."

(나는 우리 남편의 최대 수혜자)


"누나, 계획은 내가 다 했으니까 몸만 나와."

(든든하게 커서 반대로 나를 챙겨주는 동생)


"이미 내면에 힘이 있는 분이에요."

(상담으로 나를 건져 끌어올려주시는 분)


그 밖에도 다 쓰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은 존재들이

손을 흔들어주고, 내밀어주고 있다.



쏴아아아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나뭇잎이 찬란하게 보이는 건,

빛나는 움직임이 나를 부르는 것 같았던 건 왜였을까.


나뭇잎도 바람이 괜찮지만은 않았겠지.

부르르 떨며 흔들리는 몸이 바닥에 떨어질까

서로 부딪혀 아파도 참고 버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시원한 소리, 햇빛에 반짝이는 아름다운 모습에

내게 손 내밀어주는 것 같아 상쾌해진 마음

나뭇잎에게 눈부시게 고마웠다.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나를 통해서도

심연에 있는 그 누군가

시원하게 웃고 시원하게 울었으면 좋겠다.


지금 나의 보잘것없음이, 흐르는 눈물이

시간이 흘러 누군가에게 찬란함과 아름다움으로

작지만 큰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꼭

손 내밀어야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