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속에 있을 때, 나약함과 무력감을 느낄 때,
두려워하며 고통스러워할 때
다양한 방법으로 손 내밀어준 많은 사람들.
"나는 바쁘지 않으니 언제든지 연락해."
(내가 아는 제일 바쁜 사람)
"우리 네일아트하러 함께 가요."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와준 센스와 시간 선물에 감동)
"가족여행 가려고 한 곳이 있는데, 일정 바꿀 수 있으면 같이 갈래요?"
(남편분의 독박육아까지 몇 사람이 헌신하는 건지.)
"어디 가서 맘 편히 지내다 와요. 집 생각은 말고요."
(나는 우리 남편의 최대 수혜자)
"누나, 계획은 내가 다 했으니까 몸만 나와."
(든든하게 커서 반대로 나를 챙겨주는 동생)
"이미 내면에 힘이 있는 분이에요."
(상담으로 나를 건져 끌어올려주시는 분)
그 밖에도 다 쓰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은 존재들이
손을 흔들어주고, 내밀어주고 있다.
쏴아아아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나뭇잎이 찬란하게 보이는 건,
빛나는 움직임이 나를 부르는 것 같았던 건 왜였을까.
나뭇잎도 바람이 괜찮지만은 않았겠지.
부르르 떨며 흔들리는 몸이 바닥에 떨어질까
서로 부딪혀 아파도 참고 버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시원한 소리, 햇빛에 반짝이는 아름다운 모습에
내게 손 내밀어주는 것 같아 상쾌해진 마음
나뭇잎에게 눈부시게 고마웠다.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나를 통해서도
심연에 있는 그 누군가
시원하게 웃고 시원하게 울었으면 좋겠다.
지금 나의 보잘것없음이, 흐르는 눈물이
시간이 흘러 누군가에게 찬란함과 아름다움으로
작지만 큰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꼭
손 내밀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