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을 길게 쭉 빼고 있는 모습이, 매사 열심히 살려고 아등바등하는 제 모습과 닮아서요."
"아,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네요."
"지금부터는 그 아이가 되어 쏟아내고 싶은 말을 쏟아내어 보세요. 험담을 해도 좋고 욕을 해도 좋고 무슨 말이든 괜찮아요.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언어를 통해 밖으로 내보내어야 인식됩니다. 그리고 다시 어른이 되어 그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
.
.
"해보니 어떠셨나요?"
"제 얘기를 다른 사람에게 해본 적은 있지만, 저 스스로를 제삼자처럼 보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보따리 보따리 풀어놓는 것도 마음이 힘들었거든요. 아이인 제 말을 들어보니, 안쓰럽게 느껴졌어요. 토닥여주고 싶고, 따뜻한 밥이라도 한 끼 해 먹여주고 싶고, 머리도 곱게 묶어주며 쓰다듬어 주고 싶었어요. 아무 긴장도 걱정도 하지 않고 그저 편안하게 푹 쉴 수 있도록 주변을 꾸며주고 싶기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