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째 휴지다.
고작 몇 푼 더 올려준다는 사장의 제안에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을 외쳤다.
퇴사하며 챙겨나온 거라곤
화장실에서 구토가 나올 때까지 쑤셔 넣던
칫솔 한 자루다.
그 외,
볼펜 한자루까지 경비로 구입했으니 내 것이라 할 수 없다.
1일차 휴지 때는 좋았다.
새벽 5시 알람에 눈 뜨지 않아도 되었다.
핸드폰 벨소리에 가슴 쪼이지 않아도 되었다.
토마토, 버터 내음 대신
구수한 청국장 냄새, 칼칼한 김치 냄새.
그만 맡아도 되어 좋았다.
2일차 휴지 때도 좋았다.
24시간 영화, 드라마 정주행.
오늘 지구가 망해도 한 편 더!
외칠 수 있었으니까.
3일차 휴지.
슬슬 불안해진다.
똥막힌 기분.
관장약 떠오르는 기분이랄까.
변비면 어쩌지,
뚫리지 않을 것 같은 불안함.
점점
미래로 가는 출구가
막히는 기분이다.
되려 콧물만 줄줄 새어 나온다.
감기몸살에 휴지만 쓰게 된다.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