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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O Jun 13. 2023

'보낼 때'엔 '떠남'을 고려해야 한다

'보낼 때'엔 '떠남'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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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회사가 구조조정을 한다.

여유가 있을 때의 구조조정은 조직 최적화의 과정이 되지만 상황상 다급히 실시해야 할 때를 주의해야 하더라.

이때 오히려 알곡만 남고 그 인원만으로도 조직이 돌아간다는 걸 깨닫기도 하지만. 엄밀히 일시적으로 연명이 가능한 거지 제자리걸음이나 발전 없이 가는 최소 인력이기도 쉽다.


지금은 위기이니 됐고 당장의 효율만 생각하는 것도 일리 있고 현실적인 대응이다. 그럼에도 인력 인아웃 시 주의해야 하는 건 진짜 해야 하는 일을 할 사람은 떠나고 두리번거리며 지시만 기다리는 게 다인 이들이 남는 거다.

이미지 출처: https://youtu.be/6_0cDiGaInE


이상적인 얘길 하자는 게 아니다. 의사결정자가 쉽게 간과하는 건 내보내는 입장에서의 ‘보냄’ 뿐만 아니라 멤버 스스로의 ‘떠남’이다. 단순히 악화된 재무적 상황을 넘어 보냄의 모습과 그에 이르는 과정을 보고 떠나는 이들 말이다. 또 하나, 일을 줄이지 않고 사람만 줄이게 되면 남은 사람들도 떠난다. 보통은 일은 그대로 두고 사람만 줄인다.


특히나 작은 회사에서 성장을 위해 사람을 뽑을 땐 이전 멤버들보다 좋은 이들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이미 좋은 회사여서만이 아니라 개선의지와 성장가능성을 보고 합류하기 때문. 이 가능성이 의심될 때 그들이 떠난다. 그래서 잠시 숨고르기인지, 애초에 여기까지인 회사같은지 어떤 느낌을 주게 하느냐가 그들의 결정을 가른다. 이것들이 고려되지 않은 채 정리만 남으면 애초에 남겨야 했던 이들까지 잃고 허우적대느라, 그걸 다시 끌어올리느라 허덕이게 된다.


늘 경계하는 건 이곳이 최선인 사람들로 채워지는 조직이다. 보냄 외 떠남을 고려하지 못할 때 조직은 정체될 수밖에 없더라. 위기를 기회로 극적으로 폭풍성장을 하는 회사는 그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갈 뿐이기에 도드라질 뿐 극소수다. 위기를 정말 기회로 삼기 위한 적정인력의 기준과 떠남의 고려가 의사결정 시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 아니면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에서의 인아웃이 아니라 의욕채용-정리-의욕채용-정리로 인아웃 비용과 시간만 소모되는 의미없는 반복만 지속될 뿐이다. 더 무서운 건 이런 경험은 고스란히 학습되어 신뢰보다 또 저러다 말겠지란 조소와 피로도만 남는 거.


선을 어디에 긋고 접점을 찾을 것인가, 그게 이 일을 해오면서 늘상 드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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