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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O Jul 31. 2023

롱런의 가장 기본 마인드

 무려 8년 전쯤 만들어 진행했던 교육 중. (워낙 오래전이라 올드함 주의)


과정 개발의 배경은 성장이 정체된 비지책 고참 부장들에게 따끔히 현실을 직시하고 노력하자는 것. 워딩 하나하나 고민하며 앞으로 나는 어떻게, 어떤 마인드로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이때 정립했던 거 같다. 이제 와 다시 보니 내가 이때부터 이러고 다녔구나 싶어 좀 웃김. 


왕년엔 날아다녔다던 고참들, 그 한때가 의심스러울 만큼 동기가 꺾이고 심하게는 후배들에게 부담 되는 분들을 많이 보았다. 소위 치사하고 더러워도 현재 누리는 것에 대한 포기와 회사 밖의 다른 진로를 생각하기 어려워 조용히 숨죽이는 분들도. 검색으로 무장한 후배들에게 과거처럼 나만의 기술과 지식을 전수하는 걸로 선배 권위를 세울 수도 없고, 엑셀의 버전이 바뀔 때마다 기존 버전이 더 좋다며 굳이 이전 버전으로 작업하는 분들도..


세상은 나날이 과거와는 다른 속도로 변하고 사무직군의 경쟁력은 더더욱 확보는 물론 유지하기도 어려워진다. 이미 저 때부터 나는 상당한 위기의식이 있었다. 


남들도 하는 걸 좀 더 능숙하게 하는 건 일정 이상 연차가 넘어가면 경쟁력이 될 수 없다는 거, 가성비에 따른 조직에 기여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거, 이 둘의 무게중심이 기울 땐 과감히 내가 발전하든 떠나 다른 일을 하든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뾰족한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거.. 무엇보다 스스로 동기를 놓아 버리거나 회피하지 않는 거. 


입사 초 '그들의 왕년'이 뭔지 보아왔던 선배들을 앞에 두고 참 여러 복잡한 감정이 들었더랬다. 당시 이 과정을 듣던 그들의 착잡한 표정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이 과정은 비직책 부장이 대상이었지만 직책자라 더 조심해야 하는 거 같다. 주로 남에게 조언하고 챌린지 하는 역할이기에 자기 객관화와 점검엔 더 소홀해지기 쉽다. 하지만 포지션과 처우에서 기대는 높고 평가는 냉정해지기 때문인데 자기인식은 어렵고 피드백 해주는 이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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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퇴사일인 오늘.


아직은 일하는 과정과 선택에 있어 이 원칙을 잘 지키고 있음에 나 자신 괜찮다 해도 좋겠다 싶은 날. 


* 지금도 안 되는 머리로 새로운 툴들을 굳이 배우는 이유

** 이 당시에도 '조용한 퇴직'이 골머리였다는 거!

*** 우리 신입이 "부장님 이 과정 들어오셔야죠" 하는 꿈을 꿨더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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