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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O Aug 16. 2021

스타트업이 시니어를 잘 활용하려면

뽑기보다 훨씬 어려운 잘 쓰기!

브런치 탐험 중 아래 글을 읽다 나도 모르게 격렬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덧붙여 나도 주절주절. 겸사겸사 첫 브런치 글을 적어본다.

스타트업 리더, 경력자를 잘 다루는 방법


현직장에 있으면서 운이 좋았다 싶은 순간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고객사 대표님들의 말씀 들을 기회가 제법 있었다는 거다. 


스타트업의 시니어나 주니어분들도 가끔 내게 고민상담을 하거나(인사담당자에게 커리어를 논의하면 정답이 있는 줄 아시는 경향이 있지만 제 코가 석자입니다^^;;) 그냥 편하게 이야기할 기회가 꽤 있었는데 경영자와 시니어, 주니어 각각의 입장에서 시니어에 대한 인식을 이야기 하는 게 다 달라 흥미롭게 듣곤 했다.

각자의 상황이 모두 다르지만 그나마 공통적으로 듣던 얘기들은 아래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 나의 좁디 좁은 경험에 한하고, 주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출신 시니어 이야기이다. 내게 컨텍할 때도 대기업과 스타트업 차이는 무엇인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는지 등을 궁금해 하기 때문일 거다. 또한 긍정적 측면은 별개로 가장 많이 듣는 불만에 관한 이야기이다. (설마 내가 모든 시니어를 이유 막론하고 존중하자 한다 생각하진 마시길)


1. 대표

시니어 영입에 공을 들이고 의지하고 역할을 나누고 싶어 한다. 그들의 경험으로 빠르게 조직을 안정화 하고 체계를 잡고 싶어 한다. 삼고초려해 영입하나 함께 일하다 보면 불만이 생긴다. (자꾸 반대한다거나, 사사건건 가르치려 하는 것 같다거나) 어느 순간 시니어들은 이래서 안 되고, 이런 게 문제고.. 화룡정점은 특히나 대기업 출신 시니어들의 문제로 수렴된다.


2. 시니어

나름 시니어급까지 큰 조직에 있다가 스타트업으로 나올 땐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경험을 십분 발휘해 포지션을 보장 받고 권한을 가지며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충만함으로 무장한다. 그들이 스타트업을 만만히 보거나 무조건 나오면 C-Level을 당연 시 한다거나 하진 않는다 믿는다. 그런 걸 단순 권위나 권력이라기 보단 권한을 가지고 주도하고 싶어 합류한다고 봐야 한다. 이건 주니어들도 마찬가지 아닌가.


걱정과 기대를 안고 합류하나 생각보다 당황스럽고 내 맘대로, 내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는 건 하나도 없는 듯 하며 짜증도 난다. 나보다 경험 없는 대표는 사사건건 무시하고 팀원들이 말을 듣는 거 같지도 않다.


3. 주니어

평판 사이트에 스타트업마다 리뷰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구가 '스타트업이라 체계 없다'가 아닐까. 다들 어리고 경험없다거나, 시니어가 없어 리더십이 어떻고 등등.

그리고 체계 뿐만 아니라 본인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보고 배울 시니어가 필요하다 한다. 그러나 막상 시니어들이 합류하면 그들을 리스펙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시어머니만 하나 더 늘어난 거 같고, 힘들었지만 내가 다 알아서 하던 때보다 걸리적 거린다. 큰 회사 출신 꼰대는 이래서 안된다며.. 그러나 그들이 나가고 그 자리가 비면 그래도 또 시니어는 필요하다 한다.


가만히 있어도 내게 이런저런 스타트업 이야기를 전해주는 분들이 많다 보니 진짜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는 온갖 카더라와 주관적 이야기들을 듣는다. 어떤 유명 스타트업 대표는 유명 펌 출신 시니어에게 '우리 친척이 그 회사 임원이야'라 했다는 황당한 사례도 있고, 스타트업을 모르셔서 그러는데~라며(와.. 나도 스타트업에서 잔뼈 굵은 이들에게 수백번 들은 듯) 사사건건 경력자에게 훈계하듯 말했단 사례는 부지기수다.


잘잘못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소모적일 뿐이고, 일방적으로 한쪽 문제일 리는 거의 없다. 하지만 사람을 잘 뽑았냐 아니냐를 떠나 한 가지는 고려해 봐야 하는 거 같다.


'조직이 시니어를 잘 쓰는가'


"우리 회사는 내가 가장 잘 안다", "좋은 사람 뽑고 싶다" 말하지만 정말 적합한 역량, 경험, 커뮤니케이션 방식, 성향 까지 고려해 우리 조직의 핸들링 체력을 정확히 알고 사람을 쓰는가는 완전히 다른 얘기다. 

보통은 기대가 크기 때문에 실망도 크고, 기대가 크면서도 정작 활용은 시니어를 시니어답게 쓰지 못하는 경우도 제법 봐왔다. 또는 기대가 크긴 한데 막연하고 포괄적이거나. 



스타트업은 실무를 못하면 끝이다, 실무 안 하고 매니징'이나' 하려는 시니어는 필요 없다 하는데 귀찮은 거 하기 싫어 '리더질'이나 하려는 시니어는 애초에 논의 대상이 아니니 열외로 하자.


실무를 하되 그 실무의 적정선이 뭔지는 잘 생각해봐야..

아무래도 내가 인사담당자이다 보니 HR 사례를 많이 듣는데, 내가 만난 모든 대표님들은 인사가 너무 중요하다 했다. 하지만 많은 스타트업이 인사 시니어를 뽑아 급여나 고용지원금 등의 인사행정 업무부터 조직문화 구축까지 다 시키려 한다(** 여기서 하나, 인사팀장이 시니어인 게 아니라, 시니어를 그 자리에 앉힐 거냐 정도는 구분하자).


이걸 다하는 인담들이야 많겠지만 그 깊이가 얼마나 깊을 지는 다른 문제다. 정말 우리 평가제도, 보상제도, 조직문화 구축 등을 제대로 하고 싶어 시니어를 데리고 오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HR Admin을 붙여주고 초반엔 R&R을 구체적으로 주는 게 그들의 연봉값을 제대로 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이것저것 일당백으로 기대와 역할을 다 때려 넣으면 정작 해야 할 일을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다.


이후엔 이런 일들을 떼고 시니어가 단순히 제도를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 사업을 정확히 이해하는지, 조직을 깊이있게 고민하고 철학을 정립해가는지를 챌린지 해야 하는 거다. 시니어에게 뭘 하라고 해야 하는지, 뭘로 챌린지 해야 하는지, 뭘 지원해줘야 하는지 구분할 수 있는 게 조직의 시니어 활용 깜냥이다.


물론 10인 이하의 작은 회사라면 좀 다른 얘기일 지 모르지만 일정 규모, 수준 이상 간 스타트업에서 작정하고 HR을 하고 싶다면 더더욱.


이들에게 높은 페이를 하는 건 이걸 할 수 있다 기대해서고, 보통은 대표만큼 회사 걱정을 하지 않을 지는 모르나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치와 지식, 관련한 경우의 수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가졌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최고 사양의 아이패드를 사서 웹서칭과 유튜브만 보는 데에 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미니 정도, 에어 정도 사서 딱 그가격으로 알차게 쓰는게 낫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은 "나는 정말 우리 인사담당자가 상위 차원의 일을 해주길 바라는데?"라며 "나는 달라"하는 대표님이 계시다면 것도 잘 짚어 봐야 한다. 불행히도 어드민을 붙여줬다 해봐야 완전히 손을 다 뗄 수도 없을 거고 무엇보다 채용 일정 어레인지와 면접 참석, 구성원 면담만으로도 '공부하고 숙고할 시간'이 빠듯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R&R을 기본적으로 만들어 놓되, 진짜 다른 인사를 하고 싶다면 기본적인 인사팀 팀빌딩 규모까지도 잘 생각해야 한다. 


시니어들의 경험치로 착착 뭔가 진행하길 바란다면 임파워먼트 해줘야 하고, 경험치를 기반으로 우리만의 쌈빡한 걸 제대로 만들고 싶다 한다면 시간을 줘야 한다. 조직은 보통 둘 다 포기 못하고 시니어들은 허덕이다 나가 떨어지기도 한다. 


고작 1년 남짓 경험한 주제에 뭐 대단히 스타트업씬을 아는 냥 말하는 건 아니고, 작은 회사나 큰 회사나 주니어, 미들, 시니어에 대한 역할 기대가 나뉘는 건 동일하단 얘기다. 스타트업에서 주니어가 리더역할을 하는 것과는 다르다. 대기업도 관리자로 올라가지 않는 한 부장이어도 실무를 한다. 만만찮게!


그러나 같은 실무여도 경험치와 연봉에 맞는 수준의 실무를 시키는 게 큰 보상을 감당해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시니어 입장에서도 서로의 기대를 충족하고 적당한 긴장감과 책임감을 유지하며 나아가는 길이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게 잘 돌아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말이다, "그래서 일단 재량을 주고 맡겨 보라는 거"다. 그러라고 시니어 쓴 것이니,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고 지나치게 실행단까지 관여하는 건 좀 참도록 하자.


*** 시니어는 '설득과 교화'의 대상이 아닌 '존중과 활용'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고 못할 때 피드백을 하는 거고, 변화 가능성이 없다면 육성이 아니라 차라리 빠르게 아웃시켜야 한다.


※ 함께 읽기: 인사전문가(?) 채용과 처우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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