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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령왕비 금귀걸이 [백제 문화유산 박물지]

무령왕비 금귀걸이 ⓒ 국가문화유산포털


무령왕비의 금귀걸이는 신라나 가야와는 다른 독특한 백제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과연 그것이 무엇일지, 그리고 이 장신구가 어떻게 백제 장신구의 기준을 정립하는데 기여하였는지 함께 살펴보자.


'국보 무령왕비 금귀걸이'는 무령왕릉을 발굴할 때 함께 출토된 다섯 쌍의 금귀걸이 중 두 쌍이다.


이 두 쌍은 왕비의 머리 쪽에서 출토되었다. 왕비의 발치에서도 두 쌍이 함께 출토되었는데, 이 두 쌍에 비해 머리 쪽에서 발굴된 금귀걸이는 장식성과 특징이 우수하여 국보로 지정되었다.


두 쌍의 귀걸이는 굵은 원형 고리를 중심으로 세부 장식들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귀걸이의 길이는 각 11.8cm, 8.8cm로 약간의 크기 차이가 있다. 상단부 고리의 지름은 2.1cm다.


장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한 쌍은 굵은 고리에 장식이 두 줄이고, 모양도 좀 더 복잡하다. 한 편 다른 한 쌍은 장식이 한 줄이고, 장식도 좀 더 간소하다.


무령왕비 금귀걸이(긴 것) 중단부의 꼬여진 사슬 모습 ⓒ 국가문화유산포털

세부 장식에서는 큰 귀걸이 한 쌍만 들여다 보자. 우선 더 긴 줄부터 살펴보자.


두 줄이 달린 귀걸이에서 긴 줄은 금으로 만든 줄을 꼬아서 사슬을 만들고, 거기에 원반 같은 장식을 다양하게 달아 놓았다. 하단부에는 낚시 추 같은 모양의 장식을 달아 마무리했다.


이제 두 개의 줄기 중 짧은 줄을 보자. 짧은 줄은 앞의 그것과 다르게, 나뭇잎 모양의 장식을 달았다. 나뭇잎 장식의 테두리는 새김눈테를 둘러 더 화려하게 장식했다(새김눈테: 금판에 촘촘히 홈을 내어 금알갱이를 이어 붙인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장식 기법). 돋보기도 없이 일일이 눈으로 들여다보고 하나씩 작업했을 텐데, 그 정성이 대단하지 않은가. 그리고 그 사이에 짙은 초록을 색을 가진 둥근 옥을 함께 달아 장식성을 끌어 올렸다. 하단부는 보다 큰 나뭇잎 모양으로 장식해 상하단부 균형을 맞췄다.


무령왕비 금귀걸이(짧은 것) 하단부의 새김눈테 모습 ⓒ 국가문화유산포털


사진 속 귀걸이의 세밀하게 조형된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고대 백제인의 뛰어난 공예 기술과 예술적 감각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세심한 디테일, 깔끔한 마무리, 그리고 아름답게 어우러진 옥의 색상이 고대 장인들의 뛰어난 솜씨와 노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무령왕릉에서 이 귀걸이가 발굴되기 이전에는, 신라와 가야에 비해 백제의 귀걸이 발굴량이 적어 그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무령왕릉에서의 출토된 귀걸이를 통해, 귀걸이의 하단부가 탄환형으로 된 사례를 발견하는 등, 백제와 삼국시대의 장신구 특성을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귀걸이들의 출토는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현재 이 귀걸이들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공주박물관에 한 쌍씩 나누어 전시되고 있다.


무령왕비 금귀걸이(짧은 것) 중단부 ⓒ 국가문화유산포털







참고문헌  

    국가문화유산포털 '무령왕비 금귀걸이 (武寧王妃 金製耳飾)'  

    e뮤지엄 '무령왕비 금귀걸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무령왕비 금귀걸이 (武寧▽王妃 金製耳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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