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 생활 /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

by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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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부부의 세계도 알게 되었고, 어쩌다가 슬기로운 의사 생활도 알게 되었다.

드라마가 끝나기 전에 드라마에 대해 안다는 것,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유튜브.

요즘 유튜브로 새롭게 사주명리학을 공부하다 보니, 저절로 인기 동영상을 만나게 되었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죽는 사람이 있는 곳, 바로 병원이 중심 무대이다.

호의적이지 않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반응하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특히 조정석, 이 배우가 좋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진짜'라는 느낌이 든다.

인간이 지닌 한계를 얘기하면서 어느 순간이 되면 따뜻함, 선함의 위치를 선호하는 인간성에 관한 이야기.

'슬기로운'이라는 단어가 암시하듯, 슬기롭지 못한 상황에서 슬기롭게 살아가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

<슬기로운 의사 생활>이 던지는 메시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전혀 호의적이지 않은 코로나 상황, 그러니까 슬기롭지 못한 상황으로 인해 집안에서 생활한 시간이 두 달을 넘기고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라는 생각은 두 번째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적응하는 일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일단 잘 먹는 일에 집중했다.

건강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잘 먹고, 잘 자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보냈다.

(그래서일까, 너무 잘 먹는 습관이 생겨 그렇잖아도 튼튼한데 더 많이 튼튼해졌다...^^:)

대략 열흘 정도는 그렇게 보낸 것 같다.

잘 먹고, 잘 자고, 각종 뉴스나 매체를 통해 소식을 접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딱히 '무엇을 해야겠다, 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렇게 보내던 어느 날, 조금씩 '구분'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어떻게 할 수 있는 것'과 '어떻게도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구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구분.

'비록 상황은 호의적이지 못하지만, 이 상황을 잘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

여러 생각과 질문이 생겨나면서 코로나 상황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지금 내가 이 순간을 가장 잘 보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온전히 나와 가족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그동안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거기에 마음껏 책을 읽는 시간도 늘 부족했고, 집중해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는 아쉬움도 발견했다.

'그래, 이것이다! 그동안 못 했던 것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느슨해져있던 마음에 적당한 긴장감이 차오르면서 기분까지 맑아지는 느낌이었었다.


아이들과 함께 밥 먹고 얘기 나누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는 방식으로.

가족이 모여 함께 영화를 보는 시간을 가지는 방식으로.

내가 하고 싶었던 것에 마음껏 집중하는 방식으로.

나만의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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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대략 20권 정도의 책을 읽은 것 같은데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이번에 3번 정도 읽은 것 같다.

'다시 읽어야지'하고 마음속으로 늘 벼루기만 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소원풀이한 것 같다.

얼마 전부터는 말콤 글래드웰의 <타인의 해석>을 읽고 있다.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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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해석>과 함께 사주명리학 책도 함께 읽어보고 있다.

얼마 전에 덮은 <해빙><운, 준비하는 미래>를 읽고 관심이 생겨 책을 몇 권 구입했다.

사주명리학.

종교나 미신의 관점이 아니라 수학, 혹은 과학처럼 학문의 관점에서 접근해보고 있다.

사주명리학을 안다? vs 사주명리학을 알지 못한다?

인생 상담이든, 어떤 식으로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읽고 있는데, 재미가 상당하다.

철학관을 차릴 계획도 아니어서 전문적으로 깊게 파고 들어가지는 않겠지만 '앎'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것저것 마음 가는 대로 책 읽기, 내가 찾은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 첫 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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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은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 2번째는 책 쓰기였다.


시간관리, 꼭 한 번은 정리하고 싶었던 키워드였다.

하지만 너무 거대한 키워드이기도 했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마무리는 무엇으로 할지, 장황하지 않으면서 핵심을 잘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은 시작을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시간관리에 대한 나의 생각과 경험을 전달되면서, 나의 경험으로 끝나지 않게 하는 방법을 찾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구성만 계속하고 있었는데, '이번이 아니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에 덤벼들었다.

하루에 10시간씩 쓰고, 쓴 글에 대해 간격을 두고 다시 고치는 방식으로.

그렇게 완성한 것이 바로 <시간관리 시크릿>이다.


그동안 정리해놓은 것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재구성과 퇴고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만약 이렇게 집안에서 칩거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이번이 아니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으로 덤벼들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계속 이렇게 저렇게, 구성만 하고 있었을 턴데, 다행스럽게도 마무리까지 하였다.


글을 쓰는 사람,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내가 찾은 두 번째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 책 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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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라고 해도 일 때문에 밖에 있다보니 아이들과 함께 점심이나 저녁을 먹은 기억이 별로 없었다.

간단하게 준비해놓고 나간 후 , 아이들에게 알아서 챙겨 먹으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저녁도 집에 퇴근하는 시간에 먹으니까 거의 9시, 9시 30분이었다.

아이들이 바쁜 데다가 나와 시간이 맞지 않은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코로나 상황에서는 나의 모든 수업이 쉬는 데다가 아이들도 학교나 학원을 가지 않으니 24시간을 함께 생활했다. 일 없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것이 손실이라면,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밥을 같이 먹고 얘기 나누는 시간을 가진 것은 큰 수확이었다.

무엇보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함께 본 것은 즐거운 기억으로 오래 남을 것 같다.

예전에 봤던 마법사의 돌과 비밀의 방을 제외하고 마지막까지 보았는데, 조앤 롤링이 새삼 존경스러웠다.

그녀의 생각과 상상력을 배우고 싶었다.


아이들과 함께 밥 먹고 이야기 나누고 영화 보기, 내가 찾은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 3번째였다.


4월 말 현재, 아직 코로나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5월 초에는 아이들의 등교 시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나 역시 등교에 맞춰 모든 수업을 미뤄놓은 상황이라, 집안에서의 생활을 열흘, 보름 정도는 예상해야 할 것 같다. 이번 주에 들어오면서 코로나 상황에서 슬기롭게 보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해보고 있다.


일단 사주명리학 책을 열심히 볼 것 같다.

지금이 아니라면 이 책을 붙잡고 있을 시간이 생기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예전에 완성해놓은 짧은 소설에 대해 두 번째 퇴고 작업을 진행해볼 계획이다.

이기호 작가의 <웬만해서는 아무렇지 않다>를 읽고 나서 '나도 이런 작품을 써 보고 싶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었는데, 작년에 초고 완성과 1차 퇴고를 하고 덮어두었던 작품이다. 이번 기회에 조금 더 매만져 세상과의 연결을 시도해봐야겠다.

"이제 어머니 인생 사세요.

어느 날 갑자기 시간이 아까웠어요. 걔 때문에 내 인생 이렇게 보내는 게 시간이 너무 아깝더라고요.

... 어떻게 찾은 다시 찾은 건강인데...

남편이 아니라 본인을 위해서 약 드시고 악착같이 건강 회복하세요...

어머니 인생이잖아요... "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서 익준이 자신의 환자에게 고백하듯 던진 말이 생각난다.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도 많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래도 내 인생, 저래도 내 인생'이라는 사실이다.

우리 모두 호의적이든, 불리하든 저마다의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저마다의 인생, 저마다의 방식으로 슬기롭게 헤쳐나갔으면 좋겠다.


-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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