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일종의 의식같은 거라고나 할까.

by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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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하면서 눈에 띄는 곳마다 화분을 옮겨놓았다.

선물로 들어온 것을 두기도 하고 예전부터 키우던 것을 재배치하여 효과를 높이고 있다.

대단한 취미를 가진 사람처럼 화초를 키우겠다는 생각은 없다.

초록이 주는 안정적인 힘으로 평온함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발휘하고 있을 뿐이다.


에머슨의 『자기 신뢰』에는 이런 말이 있다.

"성격이 의지보다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사람들은 자신의 미덕이나 악행이 공공연한 행동을 통해서만 표현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매 순간 그것이 내쉬며 밖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의지'라는 표현을 강조한 것은 에머슨의 얘기처럼 공공연히 드러나는 행동을 다듬기 위한 노력의 일종이다.

타고난 성격, 좋게 표현하면 열정적인 성격으로 인해 가끔은 낭패를 본다.

부끄러운 행동도 하고, 그로 인해 혼자 며칠 동안 끙끙대기도 한다.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무엇이 급하다고 그렇게 했을까'

'필요 없는 말을 했구나'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구나'

이런 내 모습이 아쉬울 때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나를 다스리는 힘'이 절실했고, 그것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든 시도해야 했다.

그 방법의 일환으로 집안 곳곳에 초록을 배치했다.


나는 초록이 좋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어도 치유되고 위로받는 느낌이다.

생명이 자라고 건강한 기운이 공기를 타고 내 몸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선한 기운, 긍정의 기운, 희망의 기운.

그런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공간을 만들어주고 여백을 확보해주는 느낌이다.

조심스럽게 선을 생기면서 경계를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고나 할까.

하여간 우아한 취미보다는 오늘을 잘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월요일 아침, 오늘도 초록으로 시작했다.

잠시 그들 곁에 머물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일종의 의식을 치렀다.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지 않아야겠구나'

'절대성을 추구하지 않아야겠구나'

'누군가를 위해 살지 않아야겠구나'

'말빚을 지지 않아야겠구나'

'부끄럽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구나'

머리를 두드린, 흩어진 생각을 모아 자판을 두드려본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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