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주명리학 전문가는 안 되겠구나

살아온 시간이 살아갈 시간에게 건네는 말

by 윤슬작가

4월 중순부터 사주명리학에 관심이 생겨 공부를 하고 있다. 사람이 태어난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간을 바탕으로 하여 네 개의 기둥을 세워 선천운과 후천운을 살펴보는 학문이다. 대략 3주 정도 공부를 한 개인적인 느낌은 절대적이지는 않으나, 참고할만한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아주, 아주 얕은 지식으로 말이다. 몇 주 동안 책을 읽고, 유뷰트로 공부하는 내게 남편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건네왔다. 처음에 사주명리학 공부를 한번 해보겠다고 했을 때 많이 의아해했다고 한다. 사주명리학에 관심이 생겨 공부하겠다고 할 줄을 생각도 못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곁에서 가만히 지켜보니 계속 공부하면서 파고 들어가는 모습이 걱정스러웠는지 급기야 어제저녁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건네왔다.


"너무 깊게까지 공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계속 보다 보면 그걸 절대적으로 믿게 되고, 심취하게 되잖아. 모든 것을 그런 관점에서 보게 되잖아"

"아니라고 해도 그 방향에서 해석하고, 해결하려고 할 수도 있고..."

"특히 다른 사람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거나 그런 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글을 쓰는 작가의 삶이 아니라 사주명리학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애초에 나중에 철학관을 하거나 사주 명리를 봐 주는 사람이 될 생각은 없다. 그저 나를 살펴보고 싶고, 가족을 살펴보고 싶은 것이 시작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편한 것이 왜 나는 불편하게 느껴지는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고 싶었다. 정말 타고난 것인지, 만들어진 것인지,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없는지, 조금 더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아보고 싶었다. 그게 전부였다. 특히 나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고, 누군가와 끊임없이 대화를 하며 이어나가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직관에 근거한,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얘기하게 되는데 수시로 의문이 찾아들었다. 남의 사정도 모르고 전해준 이야기는 아닌가, 내가 쉽다고 남도 쉬운 건 아닐 텐데, 혹은 너무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한 것이 오히려 부담을 준 것은 아닐까. 도움을 줘도 조금이라도 제대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 사주명리학을 시작한 이유는 거기에 있었다. 말 그대로 사주 심리 상담을 할 수 있을 수준을 가지고 싶다는 것, 그게 목표였다.


사주명리학, 공부를 해보니 갈수록 태산이다. 음양오행, 천간 지지론, 용신, 격국, 십성, 십이운성, 신살,대운, 세운... 봐도 봐도 끝이 없다. 알 것 같으면서도 머리가 하얘지는 느낌을 수시로 맞이했다. 그러면서 혼자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 나는 사주명리학 전문가는 안 되겠구나. 사주로 심리 상담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가 전부겠구나'라고.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 모든 일에는 언제나 음과 양이 있다는 것, 좋은 것이 있으면 부족한 것이 있다는 것, 달도 차면 기운다는 것, 봄이 오면 겨울이 오고, 겨울을 지나면 봄이 온다는 것, 짧은 기간이었지만 사주명리학을 공부하면서 확인한 것들이다. 그리고 내 삶, 나의 도움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용할 메시지이기도 하다. 앞으로 보름 정도 그동안 공부한 것을 노트에 정리하는 방식으로 사주명리학 공부를 마무리 지을 생각이다. 사주명리학에 대한 공부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돕기 위함이었다. 지금을, 지금의 마음을 돕기 위한 학문적인 접근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어제 남편에게 얘기한 것처럼 취업, 이사, 결혼, 궁합, 사업운까지는 접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런 것들은 돕기 위함이 아닌 예측, 예언의 성격을 가지는데, 좋은 조언을 해줄 역량도 자신도 없다. 마음이 평온해지는 길잡이 수준에서의 사주 심리 상담. 사주명리학을 통해 내가 가고 싶은 길이다.


by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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