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시간이 살아갈 시간에게
"우리 오늘 좀 걸을까?"
"소화도 안 되는데 걷고 나면 나을까?"
"쓰레기 비우러 가는 김에 공원 잠깐 돌고 올까?"
생활체육까지는 아니었지만,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이는 편이 더 낫다는 생각으로 남편과 함께 공원이나 동네를 천천히 걷곤 했었다. 그러다가 지난주부터는 <스포츠 7330>을 떠올리면서 아주 약간 전투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가볍게 공원이나 동네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땀이 날 정도로 30분, 빠른 걸음으로 운동이 될 수 있도록 걷고 있다. 며칠 전에는 아파트에서 나와 남쪽 방향으로 걸음을 재촉하여 이동한 후 성당 뒤쪽을 지나 구청을 통과하여 작은 쉼터가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왔다. 올 때는 갔던 길을 되돌아오는 방식으로 걸었는데 대략 40분 정도 걸렸다. 아파트 현관문을 밀고 들어가는데,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땀이 묘하게 기분 좋았다.
어제는 저녁을 먹고 아파트를 빠져나가 서쪽 방향으로 걸어갔다. 낯선 간판과 건물을 확인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걸었다. 저녁 먹은 후라 그리 빠른 걸음으로 걷지는 못했다. 매번 차를 정비하는 가게를 지나 목전지를 무한리필하는 고깃집을 끼고 왼쪽으로 돌았다. 그리고는 코로나 이전에 한 번씩은 들렀던 e마트 사거리에서 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예전 모습 그대로인 곳도 있었지만, 몇몇은 이름도 생소하고 메뉴도 애매한 간판이 불도 켜지 않은 채 낯설게 자리 잡고 있었다. 흑백 영화의 배경처럼 그들을 뒤로하고 조금 더 걸었다. 그렇게 걷고 집으로 돌아오니 50분 정도가 흘러있었다.
"우리 오늘도 7330 했네?"
일주일에 세 번,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자는 취지의 <스포츠 7330>
어쩌다 시작해 어쩌다 보면 하고 있는 <스포츠 7330>
스포츠 7330은 "건강(뿜뿜), 재미(뿜뿜), 감동(뿜뿜)"을 모토로 내걸고 하루 30분 운동을 통해 몸 안의 온도를 올려 면역력을 높이자는 캠페인이다. 건강도 챙기고, 코로나도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생활 속의 체육"을 실천하자는 취지이다. '처음부터 7330을 해야지'라고 작심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시간 내어 운동을 하는 것이 쉽지 않고 아직 여러 명이 있는 곳에 가는 것은 조금 부담스러워 자구책으로 찾은 방법이 "생활 속에서 조금 더 걷기"였을 뿐이다. 가능하면 걷고, 날씨가 허락하면 자전거를 타고, 재활용품 버리러 나가는 김에 조금 걷고,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시작했는데 <스포츠 7330>을 알고 난 후로는 가능하면 3일, 30분 이상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마 몸의 체온이 1도만 올라가도 면역력이 5배가 올라간다는 말에 더 솔깃했던 것 같다. 기초체온이 조금 낮아 걱정만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라도 하면 되겠다는 방법을 찾았다고나 할까.
<스포츠 7330>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대한 체육회에서 <스포츠 7330 생활체육 체험수기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캠페인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기를 희망하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 같은데 <스포츠 7330>을 실천하고 있는 분들이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 공모전에 당첨되면 상금까지 있다고 하니, 건강을 챙기면서 재미와 감동도 얻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역사학자이자 종교인인 토마스 풀러는 "병에 걸리기 전까지는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라고 했다. 건강을 잃기 전에, 시도하고 실천해볼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여볼 생각이다. 홈트레이닝, 플랭크, 걷기, 자전거 타기 등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는데, 어떤 날은 걷고 또 어떤 날은 자전거를 타면서 재미를 붙여볼 생각이다.
갑자기 <스포츠 7330 인증 이벤트>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하면 재미도 있고, 오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번 해볼까?
by 기록디자이너 윤슬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