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버무려진 멋진 성장소설

살아온 시간이 살아갈 시간에게 건네는 말

by 윤슬작가

예전 같았으면 미리 계획을 세워 여행을 떠났을 법한 연휴가 미적지근한 온도에서 끝이 났다.


전을 굽고, 나물을 삶는 며느리에서 친정엄마가 해주는 맛있는 밥을 얻어먹는 딸까지 사흘 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귀가했다. 그러고 나서도 이틀이란 시간이 남아 있었다. 이틀 동안 집안 여기저기 청소를 했다. 보조주방 선반에 있는 것들을 꺼내어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하게 쓰레기통으로 던져 넣었다. 냉장고에서 애매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들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화장대와 서랍, 아이들의 사진도 정리까지. 이틀에 걸쳐 정리를 했다. 계속 뭔가를 버리고 싶다는, 비워내고 싶다는 마음이 솟아올라왔고 말끔해진 자리를 볼 때마다 영웅이 된 것처럼 기분 좋아지는 느낌을 혼자 만끽했다.


어느새 10월이다. 10월이 주는 느낌은 9월과는 또 다른 것 같다.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10월을 맞이하는 마음이 어딘가 모르게 남다르다. 하나씩 거둬들이면서 혹여 땅에 떨어뜨린 것이 있으면 조심스럽게 주워 담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은 없는지 뒤돌아보게 된다. 마무리할 것들을 곱게 연결하여 매듭을 묶어야 할 것 같고, 오랜 생각 끝에 새롭게 시도해보려고 하는 것에는 소홀함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보게 된다.


올해 나의 행보를 단 한마디의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언제나처럼 라이프스타일이며, 삶의 방식이자 내 인생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를 갖춘 일련의 행동이었다. 그러니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어떤 현상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 일을 해왔고, 10월을 맞이하는 이 순간에도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천천히 다이어리를 펼치고,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적어볼 생각이다. 급하게 재촉하지 않으면서 손목의 힘을 풀어 이야기를 건넬 준비를 해야겠다. 내 인생에게, 세상에게 건넬 나의 스토리가 잘 버무려진 멋진 성장소설이자 러브스토리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by 기록 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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