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2회 참석하는 필라테스, 72회 수업 중에서 39회를 출석했다.
단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어느 날 현관문 앞에 필라테스 홍보물이 붙어있었다. 필라테스가 좋다는 얘기는 평소 자주 들었지만, 비용 면에서, 그리고 시간적인 제약에 의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빨간 글씨로 적힌 7,000원이 눈에 띄었고, 거리도 가까웠다. 그러니까 평소 내가 고민하면서 미루었던 것들을 일시에 해결해 주는 홍보물을 만난 셈이다. 잠시 망설였다.
'필라테스... 힘들다고 하던데?'
'일주일에 두 번인데 일이 생겨서 빠지면 효과가 없지 않을까...'
'꾸준하게 갈 수 있어야 될 턴데...'
'그래도 한 번은 해보고 싶었던 건데...'
호의적인 상황이 생겼는데 오히려 도망칠 궁리를 하려는 모습, 불편하지만 익숙한 모습이었다. 늘 그랬으니까. 처음 무언가를 할 때 늘 저랬으니까. 그러면서 그만둔 것도 있고, 이어나가는 것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자주, 많이 생각했던 거라면 일단 부딪치는 게 낫다는 것이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이다. 생각만으로는 이룰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직접 가서 얘기를 들어보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알아본 다음 그때 결정해도 충분할 것 같았다. 마음이 움직였을 때 얼른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렇게 시작한 필라테스를 지금까지 주 2회 빠뜨리지 않고 다니고 있다. 중간에 딱 2번 정도 고비가 있었다.
점심을 너무 과하게 먹어 속이 불편한 것이 이유였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하루쯤 빠져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두 번째 고비였다.
솔직히 그때 수업 시간 10분 전까지 미적거리면서 눌러앉아 쉬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이기기 어려웠다. 하루쯤 빠져도 되지 않을 것 같았고, 문제가 될 것은 없어 보였다. 나름 이유는 있었고, 합리적으로 나를 보호할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어디선가 날아온 짧은 외침 하나가 끝내 몸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그냥 해! 그냥!"
필라테스도 그렇고, 다른 일도 그렇지만 시작하려는 이유는 분명하고 확실했다. 하지만 일정 기간을 넘어서고 나면 지루함이 찾아왔고, 처음의 그 마음이 흩어졌다. 희한하게 그럴 때마다 '그럴싸한 이유'가 생겨났다. 그러나 그 이유 중에는 진짜도 있었지만, 가짜도 있었다. 특히 외부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닌, 내부에서 만들어진 것은 더욱 경계가 필요했다. 지금껏 중도에 포기하면서, 그리고 힘들어도 끝까지 해내면서 터득한 경험에서 나온 결론이다. 그러면서 조금 하기 싫은 상황을 마주할 때 스스로에게 어떤 말을 해줄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때 마음속으로 정해둔 말이 이것이다.
"그냥 해! 그냥!"
처음 필라테스 수업을 신청하러 갔을 때 원장님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다른 거 하지 말고, 수업에 빠지지만 마세요. 주 2회, 수업에 꾸준히 참석만 하시면 몸이 느낍니다"
어려울 것 같고, 힘들 것 같아 보인다는 얘기에 대한 원장님의 답변이었다.
'그래, 당연히 힘들지, 어려운 게 당연하고, 그냥 꾸준히만 다녀보자'
원장님 얘기에 혼잣말을 하면서 그 말을 믿고 여기까지 왔다.
원장님은 옳았다. 몸이 한층 건강해지고, 몸 구석구석에서 기운이 느껴진다.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그냥 해"
이 말의 힘을 나는 긍정한다. 특히 나 같은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러고 보니 원장님 말씀이 평소 글쓰기 수업을 할 때 내가 자주 하는 말과 닮아있었다.
"글쓰기, 안 해봐서 어렵고 힘들게 느껴져요. 그냥 빠지지 않고 참석하시기만 하면 돼요"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마음은,
그리고 그것을 지속해나가는 방식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것 같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