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몇 가지가 있다.
그중에 가장 자주, 많이 하는 질문 두 가지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나는 쓸모 있는 존재인가?"
'쓸모'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쓸 만한 가치, 쓰이게 될 분야 또는 부분이라고 되어 있다. 사전적 의미에 충실하게 접근했을 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하려는 일이 '가치가 있는 것'이냐와 맞닿아있다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중요하게 다루는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한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쓸모'라는 단어는 어느 것보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다시 말해 소중하게 다루는 것과 연결고리가 있다면 만족감을 느낄 것이고, 과정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도 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기 매문이다. 물론 여기서의 쓸모는 지금까지 살아오면 경험하고 축적한 데이터가 바탕이 된다. 사회적인 성취나 평가와 무관하게 나를 만드는 일에 기여했으며 나를 설명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는 얘기가 된다.
또 다른 질문은 감정과 관련된 것인데, 이건 경우에 따라 다르다.
"지금 어떤 감정 상태에 있니?"라는 다소 정중한 질문도 하지만 "지금 기분 별로지?"라고 위로하듯 던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바라는 것이 있고, 잘하려고 하지만 상황이 언제나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부정적인 상황에서는 나 역시 틈이 벌어진다. 우울, 분노, 슬픔,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유사한 형태의 부정적인 감정이 '이성적인 인간이 되어보겠다고 애쓰는 나'를 흔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찾아낸 방법이다. 먼저 물어봐야지, 어떤 감정 상태인지 들어봐야지, 그러고는 무조건 긍정해 줘야지. 이렇게 나름의 순서를 정해놓았다.
'지금 어떤 감정 상태에 있니?'
'지금 기분 별로지?'
'그래, 그럴 것 같아. 그런 기분 느껴지는 게 정상이지'
이 외에도 기쁨을 마주하는, 위기를 넘는 몇 가지 질문들이 있다. 질문은 물음표인 경우도 있지만 느낌표인 경우도 많다. 어찌 되었건 나는 나를 알아차리는 일에 열심인 사람이다. 나를 만들어낸 것들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평가의 대상이 아닌 동료의 입장에서 말을 건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갑자기 하던 일을 그만둔다거나, 감정이 끝없이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나를 알아간다는 것에 완료형은 없다. 나를 이해하는 일에 완료형은 없다. 오로지 오늘, 현재진행형만 있을 뿐이다.
오늘을 시작하는 질문 두가지.
"나는 쓸모 있는 존재인가?"
"지금 어떤 감정 상태에 있니?"
오늘 하루, 이 질문에 충실하게 대답할 나를 상상해본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