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멍 때리세요?"

by 윤슬작가

"언제 멍 때리세요?"

아주 가끔 주변에서 받는 질문 몇 가지가 있다.

"언제 멍 때리세요?"

"언제 쉬세요?"," 혼자 다 해내려면 어렵지 않나요?"와 함께 빠지지 않는 질문 중에 하나이다.

슈퍼맨이나 배트맨, 원더우먼이 되려고 한 것이 아니었는데 어쩌다 그 언저리에 발을 걸치게 된 모습이다. 몇 번이나 쉴 시간도 있고, 멍 때리는 시간도 있다고 얘기해도 도무지 믿지 않는 표정인데, 오늘은 그 부분을 양념 삼아 생각을 정리해볼까 한다.


"언제 쉬세요?"

"언제 멍 때리세요?'나는 매일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의 다이어리에는 "해야 할 일 또는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시간을 명확하게 구분해 놓은 곳이 있는가 하면 여백의 미를 자랑하면서 조금 자유롭게 둔 곳도 있다. 일정상, 상황적으로 급하게 뭔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유연한 영역으로 무의식적인 상태에게 맡겨둔다. 뭔가를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하고, 아니면 그냥 물 흐르는 대로 가도록 내버려 둔다. 보통 쉬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쉼'에 대해서도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하나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소파에 앉아있기도 하고, 목욕을 하면서 몸의 긴장을 풀어주거나 운전을 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을 따라 부르면서 흥얼거리는 상태이다. 반면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수동적인 자세로 책을 읽거나, 걷거나 산책을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름의 '쉼'이다. 나는 쉬는 상태, 멍 때리는 상태를 어떤 목적을 발견할 수 없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떠한 목적도 발견할 수 없는 상태를 일과에 짬짬이 배치시켜놓았는데, 도무지 티가 나지 않는가 보다. 그냥 매일 "열심히 일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혼자 다 해내려면 어렵지 않나요?"일을 해야 할 때는 완벽하게 목적과 밀착된 모습을 가지려고 한다. 머릿속에서 "어떻게 하면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에 모든 초점을 맞춘다. 한 번에 하나씩, 그 하나를 해결하는 것에 모든 감각을 동원한다. 그러다 보니 마음은 있으나, 진행하지 못하는 게 많다. 과거에는 시작하는데 선수였다면, 이제는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무조건 일을 벌이지는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덤빌 뿐이다. 하지만 그 모습이 자못 전투적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많은 일을 한다기 보다 하나를 할 때 온 힘을 다한다는 게 맞을 것 같은데, 곁에서 보기에는 많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올해의 목표라고 거창하게 세우지는 않고 있지만, 한 달, 한 달 목표는 세우고 있다. 한 달의 목표에 맞춰 일주일마다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이번 5월의 두 가지는 목표는 텀블벅과 신간도서 준비였다. 마음 관리를 위한 자기계발 도서, 마인드(MIND)의 텀블벅 펀딩 추진, 진행이 하나였고, 다른 하나는 6월 초에 출간될 신간 <나는 아름다워질 때까지 걷기도 했다> 마무리하기였다. 텀블벅은 6월 2일까지 기간이 남아있지만, 감사하게도 100퍼센트를 달성한 상황이라 다른 일정을 체크하고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남은 기간에도 최선을 다해 홍보해볼 생각이다. 신간 준비는 교정, 교열, 편집 작업을 거쳐 표지와 디자인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 또한 잘 마무리되지 않을까 희망을 노래해본다.


"언제 멍 때리세요?"

정해놓고 멍 때리지는 않는 것 같다. 정말 "그냥","내킬 때" 쉼을 선택한다. 대신 일을 하게 되면 집중력을 발휘해 몰입감을 느낀다. 아이들에게 얘기하듯이 옆에서 폭탄이 떨어져도 "그러세요?..." 하라고 농담한 것처럼, 나 또한 그런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예전에 캠핑을 자주 나가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짐 싸서 다니면 힘들지 않아요? 체력이 받쳐줘요?"라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는데, 그때마다 되돌려준 대답은 이거였다.


"제가 좋아서요. 나가면 일 생각 하나도 하지 않고, 먹고, 자고, 산책하고, 쉬고... 완전히 구분되는 느낌을 제가 좋아해서요"


나는 양쪽으로 오가는 이중생활이 좋다. 겉으로 드러나든, 드러나지 않든 자유자재로 이중생활을 할 수 있는 지금의 상황이 아주 감사하다. 1인 사업가, 또는 프리랜서라는 삶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진다'라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이만한 직업도 없는 것 같다. 뭐 조금 바쁠 때는 홍길동이 되어 여기저기 날아다녀야 하지만, 그런 날보다 그렇지 않은 날이 훨씬 더 많으니까.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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