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하게 산다는 것>이라는 책 뒤표지에 이진우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가 적어놓은 문장이 며칠째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사람들은 품위 있는 존엄한 죽음은 말하면서도 존엄한 삶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유상철 축구 선수의 죽음이 그랬고, 광주에서 철거작업 중에 일어난 소식이 그랬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언제든 삶 속으로 침투할 수 있음을 새삼 확인하는 느낌이다. 예술적인 완성을 넘어 존엄한 죽음이라, 삶을 간단한 단어 몇 개의 조합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겨난다.
죽음이라는 단어는 실체가 없지만 유한함을 확인하게 하는데 이만한 단어가 없는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든지 정신세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어른들 얘기처럼 나이가 들어서인지 타인의 죽음이 그저 '누군가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있다. 아주 먼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면 그리 멀지 않은 길 위에 서 있음을 느끼게 만들고, 우리의 몸에서 수시로 흙냄새가 묻어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죽음과 관련한 몇 가지 소식이 들려오는 요즘,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기쁜 일도 많고, 감사할 일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그런 소식과 무관한 듯한 호흡을 뱉어내는 일에 주저함이 생겨난다.
from. 기록 디자이너 윤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