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어도 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급기야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혼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나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읽은 책인지 아닌지 구분이 가지 않은 경우가 많다. 보통 이런 경우는 대부분 오래전에 읽은 것들, 그러니까 읽고 나서 '아, 좋다' 또는 '아, 어렵다'라는 말과 함께 책장을 덮은 것들이다. 그런 반면 수업을 위해, 아니면 너무 좋아 몇 번을 다시 읽고, 생각을 정리한 책은 다르다. 그런 책은 내용도 잘 기억나고 느낌도 제법 생생하다. 그때 떠올린 것이 '서평쓰기 수업을 진행하면 좋겠다'였다. 읽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읽은 것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 기억도 잘 나고, 만족도도 높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기의 완성은 '쓰기'라고 한다. 읽기의 완성이 아니라 생각의 완성을 '쓰기'라고 생각한다. 생각과 사유를 가지런히, 기품있게 담아내는 것이 '쓰기'라고 생각한다. 그런 까닭에 독서 후에 독서감상문을 더러 얘기하는데, 몰입감이나 완성도의 측면에서 서평쓰기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독서감상문도 어려운데, 서평을 어떻게?"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기본적인 감을 익힌 후 꾸준히 연습하면서 "서평 쓰는 것이 어렵지만 더 재밌고 뭔가 으쓱한 느낌이 있어요"라고 얘기하는 사람을 나는 주변에서 많이 보았다.
'아, 나는 기억력이 너무 좋지 않은 것 같아.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아'
'읽기는 읽은 것 같은데, 아닌가?'
'안 읽었었나?'
이런 생각을 가진 분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다. 서평 쓰기.
서평이 아니라면 독서감상문이라도 써서 흔적을 남기라고 격하게 조언해 주고 싶다
윤슬 타임 서평단 모집, 5주에 걸쳐 진행되었던 서평쓰기 수업 1기가 끝났다. 참여한 분께서 헤어짐을 아쉬워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뭔가 조금 더 아이디어를 발휘하여 함께 할 수 있는 과정을 개설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평 쓰기를 중심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해 봐야겠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노력하는 과정에서, 몽상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과정에서, 삶이 방향을 만들어 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떤 자발적인 힘에 이끌려 뭔가를 마련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서평 쓰기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평쓰기 수업으로 좀 더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봐야겠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