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진심인 편입니다>를 마무리하며

by 윤슬작가

사람의 성격은 단 하나의 사건이나 단 한 사람으로부터 만들어지지 않는다. '삶'이라는 이름의 질문지에 대해 유연하게, 때로는 단호하게, 가끔은 파괴를 경험하는 과정 속에서 강화되기도 하고, 소멸된다.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경험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한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이 '삶'의 숨겨진 모습이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가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 같다가도,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발견하는 순간 불안과 희망을 목격했던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모든 사람이 겪는 것은 아니다. 존재에 대한 궁금증과 자유의지에 대한 호기심을 유지하고 있을 때에만 가능한데, 그것을 발현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나는 글쓰기, 나아가 책 쓰기를 강조한다. 글쓰기, 책 쓰기가 지닌 서사적인 접근이 자신과 세계와의 관계를 세밀하게 들여다보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연결된 것을 정비하는 과정에 이보다 더 나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생각을 믿고, 그 마음에 의지하며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공저 쓰기 프로젝트"이다.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면서 동시에 개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업이 되기를 희망했고, 서로 다른 세상을 눈앞에서 간접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다름'을 발견하기를 희망했다. 그런 시간, 그런 사람, 그런 과정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고맙고 놀라운지,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를 스스로 알아차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랐다. 그 프로젝트가 6년을 이어왔다. 내년이면 7년, 7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오지 않은 시간을 두려워하기보다, 지나간 과거에 발목 잡히기 보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삶이 던지는 과제에 압도당하지 않고,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오롯이 자신을 위한 삶의 새로운 시작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미 거쳐간 사람이든, 이곳을 다녀갈 사람이든.


올해 출간될 책은 <삶에 진심인 편입니다>이다. 학교 선생님, 번역가, 과학자이자 대학교수라는 직업을 가진 분들과의 만남을 일 년 가까이 지속해왔다. 자발성에 근거한 모임으로 스스로 역동성을 발휘하여 자신만의 서사를 완성했다. 어떠한 권위를 쫓기보다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고독과 불안이 아닌 유대감을 경험하면서 스스로를 의식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새로운 근거를 마련했다. 연대를 경험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한다는 것의 의미를 몸으로 체험한 시간이었다. 이제 함께 보낸 시간은 추억 창고에 저장될 것이다. 좋은 기억 하나가 단단하게 뿌리내리기를 희망해 본다. 보다 적극적인 선택을 필요로 할 때, 보다 긍정적인 생각이 필요할 때, 삶에 대한 약간의 의심이 생겨날 때, 결정적이지는 않겠지만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완벽한 해방감을 선사해 주지는 못하더라도 내 삶에 대한 사랑을 회복하는 일에는 쓰임이 있지 않을까, 따뜻한 상상으로 올해를 마무리해 본다.


"삶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삶에게 질문할 것이 아니라, 삶이 던진 질문에 우리가 대답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른 인생을 살아온 경험을 나눠주는 선배. 우리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인생의 선배입니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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