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by 윤슬작가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평소라면 받지 않았을 것이다. 비슷한 문자나 전화를 여러 번 받았지만 대부분 '그런 쪽은 관심 없습니다'라고 끊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전화를 받게 되었고 통화가 이어졌다. 그녀는 나의 욕망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인플루언서로 어떤 힘을 발휘하고 싶어 하는 것은 물론 경제적인 수익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게 몇 가지를 질문했고, 얘기를 들은 후 그녀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정확하게 정리해 주었다.


"사진과 글의 구성과 내용은 너무 좋다. 다만 블로그에서 최적화를 할 수 있는 로직이 따로 있는데, 그 로직에 맞춰 글을 올리면 블로그 유입량도 늘어나고 블로그 지수가 엄청 높아질 것이다. 그 일을 통해 인플루언서가 되면 50만 원 또는 100만 원 상당의 제품 협찬은 물론 인플루언서가 되어 다양한 활동과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때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도록 신청을 해주겠다."


그녀는 나에게 홍보나 광고 글을 올리지 않는지 이유를 물었다. 그때 나는 조금 오래된 유물 같은 대답을 했던 기억이 난다. 경험해 보지 않은 것을 경험한 것처럼 쓰는 것도 취향에 맞지 않고,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하고 나면 그 이후에는 그것이 족쇄가 되어 수동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끌려가는 느낌을 갖게 될 것 같은데 그런 것은 나와 맞지 않은 것 같다고. 스스로 판단을 해서 뭔가를 해나가기보다 보이지 않는 상하관계가 되어 따라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인플루어서가 되기를 바라면서도 인플루어서가 되지를 바라지 않는 것 같은 모호한 대답을 지적하고 싶었는지 그녀의 목소리가 조금 달라졌다.


"로직이라는 것이 있고 유입량과 지수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문학과 책이라는 파트로만 운영되고 있는데, 육아나 음식, 병원과 같은 대기업도 필요로 하고 일반 사람들도 관심 있는 것을 올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 우리는 그 일을 돕고 있다. 작가가 반복되지 않은, 좋은 글을 준비해서 보내줄 것이고, 그것을 꾸준히 업로드하면서 지수와 유입량을 확보될 것이다. 그렇게 해야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면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실로 오랜만에 한참 동안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고는 여느 때와 똑같은 말로 전화를 끊었다.

"그런 쪽은 관심 없습니다"


그녀의 얘기대로라면 나는 인플루언서가 되기는 어려워 보였다. 한때 파워블로거가 되겠다고 매달린 기억이 있고, 인플루언서가 되겠다고 신청을 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의 내 모습이나 하고 있는 행동을 보면 인플루언서가 될 가망은 없어 보인다. 하루에 몇 명이 방문했는지, 통계를 살펴보며 얼마 동안 머물렀는지, 어떤 글을 가장 많이 조회했는지 살펴보는 일이 거의 없다. 숫자에 대한 관심도나 충성도나 머릿속에서 거의 지워졌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파워블로거나 인플루언서가 되겠다고 통계를 찾고, 숫자를 들여다보던 사람이 어쩌다 이렇게 무감각한 사람이 되었을까. 무엇보다 '나는 블로그를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그러니까 나는 블로그를 돈을 버는 수단으로 출발하기보다 실험의 공간, 연구의 공간으로 시작했다. 즉 아직은 닿지 않은 지점을 향한 실험의 공간이자 내 안에서 정리한 것들을 하나씩 펼쳐 세계 지도를 만드는 사람처럼 채워나가는 연구소의 역할이 컸다.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협력자를 만나고 관계를 키워나가는 것이 목표였다. 애초부터 목표가 달랐고,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방향성을 가지는 동안 인플루언서의 길에서는 멀어졌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지 물었을 때 아마 솔직한 대답은 "그렇습니다"일 것이다.

하지만 또다시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을 건네온다면, 추측하건대 이렇게 대답할 확률이 가장 높다.

"그런 쪽은 관심 없습니다"


from. 기록 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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