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해서 오세요"
"선생님. 오늘 zoom 아닌가요?"
"대면입니다... ㅠ"
"아!..."
아뿔싸. 문자를 확인한 후 서둘러 도서관에서 보내온 특강 안내문을 살펴보았다. 대면 수업이라고 되어 있었다. 이런 난감한 일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몇 가지 해결할 일이 있어 일찍 출근했다는 것이 위로라면 위로였다. 신간 출간에 맞춰 몇 가지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 일정에 맞춰 하나씩 준비하고, 홍보 자료를 만들어 공유하면서 실수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체크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방심한 모양이었다. 지금 바로 출발해야 겨우 시간에 맞춰 도착할 것 같았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택시를 타기 위해 부리나케 달려나갔다. 대면 수업과 온라인(zoom) 수업을 병행해서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에 단단히 착각했던 것 같다. 택시는 초현실적인 속도를 보여주었고, 다행스럽게도 왜 늦었는지를 설명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코, 감사합니다!'
그런데 감사할 일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몇 년 전 다른 도서관 수업에 참여했던 분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작가님 이름이 있어 바로 신청했다는 말과 함께 안부를 전해오는데,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10회 수업을 거의 빠뜨리지 않고 참여한데다가 진지하게 글쓰기 훈련을 하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예전보다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고, 밝은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몇 편의 시를 썼고, 그 시를 모아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아, 정말 잘하셨어요!'
수업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경우가 언제인지 물어온다면,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고 대답해 줄 것 같다.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 꾸준히 글을 쓰고 있으며, 거기에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니, 이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 같다.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었는데, 적어도 이 분에게는 그 마음이 전달된 것 같아 기쁘고 감사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다짐했다. 여러 명이 아니어도 괜찮다. 한 명이어도 괜찮다. 단 한 명이라도 삶의 목적과 방향을 점검하고,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책을 출간하거나 등단을 하거나 상을 받는 것은 두 번째이다. 글쓰기는 글을 쓰는 사람을 위해 가장 먼저 쓰여야 한다. 글을 쓰는 사람의 삶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글쓰기의 리얼리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아주, 멋진 만남이었다.
from. 기록 디자이너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