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학기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글쓰기 강의도 시작되었다. 특강에서부터 4주, 8주, 10주까지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글쓰기 관련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글쓰기에 관한 태도, 철학에 관한 것에서부터 글쓰기를 잘 하는 비결, 내 글을 고치는 방법, 독서감상문과 서평 쓰기, 공감 가는 글쓰기 방법까지 지금까지의 경험을 정리하여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처럼, 이번 학기에도 수업 시간에 글쓰기 주제와 함께 20분 글쓰기 훈련을 하고 있다. 물론 글쓰기가 끝나면 낭독을 시키는 것까지 기본적인 진행 방식은 여전하다. 도서관에서 어떤 분께서 그런 나의 글쓰기 강의와 훈련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다시 떠올려봐도 미소가 지어진다.
글쓰기 강의 첫 시간이었다. 수업 내용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전달하면서 강의 내내 글을 쓰고 낭독하는 글쓰기 훈련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씀드렸다. 물론 이런 방식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는 분들이 생겨나는 것을 알고 있지만, 포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말과 함께 배경을 설명해 드렸다.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 강의를 듣고, 모임에 가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글쓰기 연습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글쓰기 실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또한 낭독은 최고의 교정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낭독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서도 잊지 않고 말씀드렸다. 그러면서 처음이라 그렇지 몇 번 하고 나면 금방 적응되실 거라고 웃으면서 마무리를 했다. 그 모습이 인상적이셨던 모양이다. 며칠 후, 글쓰기 연습을 끝내고 낭독을 하던 중이었다. 어떤 분의 글 속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윤슬 작가님, 참 용감한 사람이다"
혼자 피식, 웃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용감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게 될 것 같다.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면, 질문이나 발표가 많지 않으면 더 편하지 않을까요라는 몇 번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비슷한 대답을 했던 것 같다. 살아가는 일에 있어 글쓰기만큼 좋은 친구가 없고, 이만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도구가 없는데, 바로 그런 글쓰기의 8할이 자신감에서 달려 있다고. 나를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을 때 글도 자연스럽고 힘이 느껴진다. 많은 사람이 글쓰기 연습과 나를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을 별개라고 생각하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 간격을 줄이면 줄일수록 글에 대한 자신감, 삶에 대한 자신감이 함께 나아진다.
"선생님. 글쓰기가 꼭 필요할까요?"
"네,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 글을 쓴다고 당장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요?"
"네. 당장 문제 해결은 안 되지만, 더 큰 문제가 생기는 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꼭 작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글쓰기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글을 쓰는 동안 제3자가 되어 자기 자신을 따로 떼어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을 일부러, 아니 자주 가져봤으면 좋겠다. 글 속에 나타난 나의 모습, 글 속에서 드러난 나의 마음, 감정에 이끌려 행동한 나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연민과 위로,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 당장 어떤 성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하더라도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거나 자책할 일은 분명 줄어들 것이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