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를 쓰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by 윤슬작가

「하루 세 줄, 마음 정리 법」에는 '하루 세 줄 쓰기‘를 통해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어보라고 조언한다. 5분, 길어도 10분이면 누구나 세 줄 정도의 글을 쓸 수 있는데 보기에는 아주 사소해 보이지만, 효과가 아주 좋다고 강조한다.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숙면을 취하게 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어 궁극적으로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읽으면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 혼자 고개를 끄덕거리며 페이지를 넘겼던 기억이 난다.


나는 지금도 일기를 쓰고 있다. 감사일기도 쓰고, 컴퓨터나 노트에 일기를 쓰고 있다. 어떤 날에는 다섯 줄, 어떤 날에는 열 줄, 어떤 날에는 A4 1장을 모두 채우고도 모자라 한참 더 써 내려가기도 한다. 그렇게 한참 뭔가를 끄적거리고 나면 답답하던 가슴이 개운해지면서 마음이 상처 없이 제자리로 회복되는 느낌을 갖는다. 머릿속에도 교통정리가 됐는지, 쭉쭉 뻗어나가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런 기분을 나는 일기를 쓸 때에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다이어리를 쓰면서도 곧잘 느낀다.


다이어리를 펼쳐놓고, 처음에 세운 계획에 맞춰 잘 진행되고 있는지, 일정이 변경되면서 놓친 것은 없는지, 자꾸 미루고 있는 것은 없는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목록을 재정리하다 보면 일기를 쓴 이후의 감정을 경험한다. 막연하게 걱정하는 느낌이 사라지면서, 자꾸 물러나려는 자신감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것 같다. 머릿속에 있을 때가 더 강하고 더 두렵다. 머릿속이 분명할수록 더 강력하고, 머릿속이 복잡할수록 정체를 알 수 없는 걱정이나 고민이 층위를 견고하게 다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일부러 밖으로 드러내기를 즐기는 것 같다. '이게 현재 상황이야'라고 알려주기 말이다. 일기를 쓰는 것도, 다이어리를 쓰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지금 불필요하게 걱정에 매달려 있구나,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을 붙잡고 있었구나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나만의 패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살면서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것 같다. 업무에서 생겨난 것이든, 관계에서 파생된 것이든.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답답한 감정을 경험하는 상황은 생겨난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스트레스가 언제든 찾아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주 접하는 것, 손길이 닿는 것, 즐기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나는 그 도구로 일기 쓰기와 다이어리 쓰기를 활용하고 있고, 효과도 상당하다. 하지만 일기를 쓰면 감정을 다스릴 수 있고,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이어리를 쓰기에 대한 효과는 그만큼 명확하지는 않다. 아직 증거가 부족하고 해야 하나, 그래서 나를 대상으로 계속 연구 자료를 쌓아가는 중이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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