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온 힐의 성공 법칙>,<나의 꿈 나의 인생>, <시크릿>,<부자가 되는 과학적 방법>를 통해 여기까지 온 것 같다. 특이한 것은 자기 계발서를 좋아했던 이십 대에 만난 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청춘이라는 이름을 끌어안고 불안한 마음으로 들췄던 자기 계발서에 몰입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주로 국내에서 나온 출간된 책 중심이었다. 간혹 외국 작가가 쓴 자기 계발서를 읽기도 했지만, 기억 속에 남아있는 제목은 많지 않다. 그렇게 서른을 넘기고, 두 아이를 키우면서 자기 계발서와는 영영 이별할 줄 알았다.
하지만 마흔을 넘긴 어느 시점부터 나는 다시 자기 계발서를 붙들기 시작했다.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계발'보다는 '자기'에 초점이 맞춰졌다고나 할까.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는 방법을 배우거나 혁명적인 시도를 하겠다는 다짐이 아니라 자기경영, 자기관리에 더 마음이 쏠렸다. 질문이 생기면 책을 찾는 버릇이 있었고, 그 시절 나와 나의 인생에 대한 호기심으로 어떤 식으로든 답을 얻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기 계발서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육아를 하면서도 놓지 않았던 여러 장르의 책은 이해의 폭을 넓혀주었고, 사회, 과학, 심리, 철학 등에서 얻은 얕은 지식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을 내게 선사해 주었다. 무엇보다 왕초보자를 위한 초보자들의 안내서가 아니라 최소한, 중급 또는 고급 과정을 위한 안내서를 읽고 싶다는 바람이 컸던 것 같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몸을 이동해왔는데, 이번에 닿은 곳이 '밥 프록터'였다.
밥 프록터는 <시크릿>을 통해 끌어당김의 법칙을 실제로 검증해낸 전설적인 자기계발 구루다. 그는 1937년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태어났으며 나폴레온 힐의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를 읽고 인생을 송두리째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후 얼 나이팅게일, 월러스 워털스와 같은 동기부여 대가의 뒤를 따라 성공철학을 배우고 연구했고, 그들의 위대한 가르침을 한 단계 발전시켜 글을 쓰고 강연했다. 사람들은 밥 프록터를 가리켜 '앤드류 카네기의 현대 성공 과학의 유산을 계승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 프로필 중에서
나폴레온 힐의 유산을 계승한 인물로 평가받는 밥 프록터는 얘기한다.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는 패러다임이라는 정신적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것에 의해 습관적으로 행동하게 된다고 말한다. 즉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행동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결과가 아닌 반복에 의한 습관적인 선택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 부분에 대해 점검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동일한 이유로 그러한 패러다임이 점점 강화되어 스스로 감옥을 만들어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자유를 찾게 되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부의 확신>을 통해 독자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범위를 확장하고 주파수를 넓혀나가기를 희망한다. 부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으며, 원하는 것이 있으면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무의식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의식적으로 훈련하여 자신의 생각대로 삶을 이끌어가야 하며, 삶 자체가 메시지가 될 수 있도록 태도와 행동에 진심이 묻어나야 한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물론 그도 알고 있었다. 그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막히는 구간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는 단연코 확언한다. 부와 성공은 가질 수 있다고 믿을 때 찾아온다고. 그러니 위대한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패러다임을 가지라고, 기존의 잠재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훌륭한 스승을 찾고, 자기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라고. 거기에 또 하나 감사하는 습관을 놓치지 말라는 당부도 놓치지 않았다.
빨리 완독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천천히 대화하듯 읽고, 밑줄을 그었다. 밑줄 그은 것을 다시 필사 노트에 옮겼고, 포스팅을 위해 필사 노트에 쓴 것을 다시 들춰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우둔해 보일 수 있는 방법인데, 요즘 나는 자기 계발서를 읽을 때 이런 방법을 고집하는 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 안의 잠재의식을 깨우는 데에는 이 정도의 노력은 해야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려 했고, '성공=돈'이라는 방식으로 이해한 세월이 상당하다. 누군가의 위대한 성과에 대해 진심으로 손뼉 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 중이다. 하긴 배움에 끝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