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내가 가진 생각은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이다. 수업을 하거나 살아가는 일에 기준 같은 거라고 할 수 있는데,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부터, 모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을 쓰듯, 누군가를 마주하든 그 마음을 중심을 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소중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 누군가도 소중하고, 내 아이도 소중하고, 다른 사람의 아이도 소중해졌다.
내가 이런 모습을 가지게 된 것에는 '일기'가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일기를 쓸 때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가득했다. 우울, 속상한, 질투, 외로움 같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일기도 업그레이드가 되는지, 시간이 흐르면 조금씩 변화가 생겨났다. 부정덩어리로 시작해 부정덩어리로 끝나기 일쑤였는데, 어느 날부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이다.
'그나마 최악은 면했잖아...‘
'그래, 이렇게 배우는 거지...‘
'이번에는 저번처럼 마음이 아프지 않은 것만 봐도...‘
'그럴 수도 있지... 나도 저번에...‘
나는 '일기'의 위대함을 글자로 배우지 않았다. 일기장에 거의 매일 갖다 붓다시피 하면서 몸으로 배웠다. 위대함에 이르는 길이 결코 위대하지 않다는 명언도 책으로 배우지 않았다. 노트를 채워나가는 나, 예상하지 못한 모습에 당황하면서도 또다시 노트를 채우는 나, 부정덩어리가 줄어들고 갈수록 긍정적인 단어가 툭툭 터지는 모습에 감동했던 나를 지켜보면서 몸을 익혔다. 많은 것들을 몸에서 떨어져 나간 덕분일까. 요즘은 일기를 쓰는 날보다 감사노트를 끄적이는 날이 많아졌다.
감사노트. 감사 일기.
나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 일기장에 상처를 기록하고, 그 누군가를 향해 원망을 화살을 내보냈지만 끝내 그 화살이 나에게 돌아왔고, 지나치게 집착하고, 불필요한 것을 붙잡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것에 시간을 보내라는 메시지를 만나게 되었다. 더 중요한 것, 즉 '감사한 마음을 회복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발견한 것이다. 그때부터 일기보다 감사노트를 채우는 일이 많아졌다.
감사노트를 쓰기 시작했다고, 주변의 상황이 달라지고, 세상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주지는 않았다. 그런데, 감사노트를 쓰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아 몇 개를 적고 나면 갑자기 상황이 달라진 느낌이 들었고, 새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감사노트는 나에게 왔고, 내 인생과 살을 맞붙였다. 살은 어린아이의 피부처럼 토실해졌고, 부드러워졌다. 그 마음에 날개가 생겼는지, 2019년에 아이디어가 탄생되었다.
'감사노트를 기획해 보면 어떨까?‘
감사하게도 <자꾸, 감사> 초판이 끝나고, 개정판이 출고되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여기에 이르렀다. 실로 감사한 일이다. 자꾸, '감사합니다'라고 했더니 감사할 일이 늘어나는 것 같다. 내가 그랬든, 감사하는 마음을 회복하는데, 감사하는 습관을 지니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본다. 나아가 '감사합니다'라는 좋은 씨앗이 몸에 들어가 뿌리를 내리고, 나무가 되어 열매가 맺어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해 본다.
from. 기록 디자이너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