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와 알람의 궁합

by 윤슬작가

“다이어리 쓰는 게 중요한 것도 알고, 필요한 것도 아는데, 다이어리 쓰는 것 자체를 잊어버릴 때가 있어요. 다이어리를 써야지 생각하면 다음 날이고, 그렇게 며칠 이어지다 보면 흐지부지해요”


주변에서 자주 들었던 것 같다. 다이어리를 쓰는 게 좋은 건 알겠는데, 다이어리에 뭔가를 기록하는 것을 떠나 '다이어리 쓰기', 그 자체를 잊어버리는 것이 숙제라고 했다. 아직 습관이 되지 않아서 그럴 수 있다고 얘기했지만, 좋은 방법이 없는지를 물어와서 잠시 고민한 적이 있다. 사실 다이어리만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것'이 '익숙한 것'이 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행하게 되는 것을 우리는 습관이라고 말하는데, 습관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때까지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시간을 쌓아야 한다. 그러나 시간만 흐르면 된다는 말은 아무래도 무책임하게 느껴졌고, 어떤 식으로든 관리의 개념이 이뤄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알람 맞추기'를 조언해 주었다.


알람 맞추기.


아침에 다이어리를 보면서 그날의 일정을 체크하는 시간에 맞춰 한번, 잠자리에 들기 전 다이어리를 점검하는 시간에 맞춰 한번, 이렇게 하루에 두 번 알람을 맞춰놓으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알람이 울면 어떤 식으로든 일단 핸드폰을 보게 되고, 핸드폰에 '다이어리 체크하기'라고 저장된 메시지를 발견하면 '아!'하는 깨달음과 함께 다이어리를 가져오게 된다. 다이어리를 가져오기만 해도 절반의 성공이다. 처음 몇 번은 제시간에 실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 샤워를 하던 중에 알람이 울린다고 중간에 나올 수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며칠을 지켜보면 그 시간을 피해 샤워를 하게 된다. 이어서 얘기하면 아주 특별하거나 긴급한 일이 아니라면 알람이 울리면 '그냥' 다이어리를 가져오자. 나중에, 조금 있다가, 딱 맞는 상황이 있는 것처럼 미루다 보면 못하게 될 수 있다. 이럴 때는 단호해야 한다.


"그냥 다이어리 가져오자!"


알람과 함께 시간 자체도 최대한 줄이도록 해보자. 다이어리를 가져왔다면 10분만 살펴보자. 10분 정도면 일정을 살펴보는 데에도, 하루를 점검하는 데에도 부족하지 않다. 다이어리를 처음 쓰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최대한 적게 잡도록 하자. 잠자리에 들기 10분 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알람이 울리면 그냥 다이어리를 가져와서 아침에 세운 계획대로 진행이 잘 되었는지 체크박스에 O, X만 간단하게 기록하자. 그러면서 해낸 것이 무엇인지 상황이 여의치 못해 하지 못한 것은 어떤 것인지, 다시 일정을 잡아 진행할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오늘 해내지 못한 것에 대해 내일 일정표에 추가적으로 기록하는 시간까지 포함해도 10분이면 충분하다. 알람 맞추기와 10분, 다이어리를 쓰기 자체를 놓치는 이들을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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