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행위에든 이유가 있다. 의도적이든, 감정적이든, 습관적이든 어떤 것을 '한다'라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다이어리를 쓰는 것도 비슷하다. 어떤 이유가 있고, 어떤 결정이 있다는 의미를 뜻한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반드시 살펴봐야 하는 것이 있다. '그냥 하는 것'과 '올바른 방향을 잡고 시도하는 것'의 결과가 다르다는 점으로, 다이어리를 쓰는 것도 사실이다. 다이어리를 잘 쓰고 싶다고 말하지만,다이어리를 잘 쓰는 방법을 궁금해하지만, 그 이전에 꼭 짚고 가야 할 질문이 있다.
"나는 다이어리를 쓰면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가?"
저는 오늘이 중요해요.
오늘 어디에서 시간을 보냈고,
누구를 만났으며, 어떤 일을 했는지가 소중해요.
내가 선택한 사람, 사건, 행동 속에서
온전함을 느끼고 싶거든요.
저한테 다이어리는
일일 계획서이면서 동시에 일일 보고서 같은 거예요.
다만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는 게 아니라
나에게 보여 주는 거죠.
‘오늘 하루 자발성을 발휘하며 열심히 일했고,
열심히 놀았고,
열심히 쉬었으며,
열심히 사랑하면서 보냈네’라며
내 인생에 보여 주고 싶거든요.
그렇게 하고 나면 마치 내 인생이
나를 향해 미소 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거대함에 짓눌리지 않으면 좋겠다.
화려함에 현혹되지 않으면 좋겠다.
대단함에 휩쓸리지 않으면 좋겠다.
거대하지 않아도 되고, 화려하지 않아도 되 고, 대단하지 않아도 괜찮다. 스스로 부여한 우선순위에 근거해 삶을 살아내고 그것에 관한 기록을 남기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나가면, 굿 라이프(Good Life)라고 생각한다. 거기까지 닿지 않더라도 오늘 하루 잘 보냈다는 의미의 감사 일기로 활용해도 괜찮다. 어떤 식으로든 ‘오늘’이 ‘인생’에 기여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똑같은 하루가 계속 반복되는 것 같지만 실은 전혀 다른 새로운 날을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이어리를 통해 인식한다. 나는 이것이 다이어리 쓰기가 지닌 첫 번째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다이어리를 쓴다는 것 자체가 학습의 시간이다. 무탈하게 지나간 것에 대한 감사함을 시작으로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한 흔적을 기록하면서 ‘인생’이 아니라 ‘일상’임을 깨닫게 된다.
두 번째 매력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역사 기록물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다이어리를 보면 어제를 만날 수 있고, 어제의 나를 살펴볼 수 있다. 사실 기록하지 않으면 당장 며칠 전의 일도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기록으로 남아 있으면 “뭔가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뭔지 잘 모르겠어”가 아니라 “그땐 그 게 최선이었어”라는 메시지를 되돌려 받게 된다. 일상에 대한 보람, 하루를 잘 보낸 것에 대한 보람을 세 번째 매력으로 선정하고 싶다.
역사는 궁극적으로 스토리의 결과다.
다이어리도 스토리를 좋아한다.
기승전결을 좋아하고, 결과만큼이나 과정에 호의적이다. 땀나도록 뛰어다닌 것을 포함해 엉덩이 힘으로 버틴 흔적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그 중심에는 내가 있다는 점이다.
- <나의 비서는 다이어리입니다> 중에서